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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울산여시바윗골에 새바람이 필요하다

기사입력 2024.04.1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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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는 세상을 향해 큰 가르침을 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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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시바윗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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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중구 여시바윗골에 위치한 수운최제우유허지는 민족사상의 구심점인 동학의 모태지역으로서 울산광역시 문화재 기념물 12호로 지정되어 있다. 수운대신사께서 주유팔로 후에 경주 용담에 들어 앉아 사색에 몰두하였으나 인간의 존엄성을 발휘해 주는 새로운 길을 찾지 못하던 중에 1854년 가을 경주에서 울산 여시바윗골로 가족과 함께 이사를 하시었다. 초가 3칸을 짓고 집 앞의 6두락 논(현재 동학관의 위치)을 사서 농사도 짓고 수련을 하시던 중 1855년 봄날 을묘천서를 받으신 곳이다. 울산여시바윗골을 처음 찾아 낸 분은 야뢰 이돈화 선생과 묵암 신용구 선생인데 1928년 1월 울산종리원에 순회를 왔다가 이곳을 답사하였다. 이후 1977년 표영삼선생께서도 이곳을 답사하고 신인간 성지 순례 편에 <을묘천서를 받았던 곳> 여시바윗골을 소개하였다.

     

    포덕 139년(1998년)에 유허비가 건립되고 포덕140년(1999년)에 유허비각이 준공되었다. 포덕144년(2003년)에 울산대학교 강영환교수팀에 의하여 “수운최제우 초가∙초당 복원을 위한 학술용역 조사보고서”가 완성되고, 포덕 145년(2004년)에 초가∙초당(초가살림채 13평, 초당 8평 규모)이 복원되어 유허지의 모습이 제대로 갖추어 졌다. 시민들이나 방문객들이 쉴 수 있는 최제우유허지생활공원이 유허지내에 2015년에 조성되고 회화나무(최제우나무)가 공원 내에 있어 이곳 유허지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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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운 최제우 유허지 내 동학관

     

    울산수운최제우유허지보존회(회장 최현만)의 노력으로 동학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동학관(연면적 428m2)이 준공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동학관 건립비용 전액(23억원)을 울산시로부터 지원 받아 1층 규모로 건립되었다. 현재 이곳 유허지의 관리는 울산 중구청에서 하며, 동학관 관리는 기간제 근로자 2명이 교대로 화수목과 금토일에 유허지 전체를 관리하고 있다. 입구 안내데스크에는 공공근로자 1명이 있다. 초당 초가와 동학관 관리 면적이 넓어 잡초 제거 및 청소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평일 방문객은 평균 10명 내외이며 주말에는 30명 정도 온다고 관리인이 알려주었다.

     

    동학관내부에 수정 또는 보완해야 할 사항들이 많이 있다. 외국인을 위한 국영문 브로슈어 제작 및 동학과 삼일운동을 연결하는 설명이 필요하다. 그리고 동경대전 시문 중에서 중국어 간자체로 되어 있는 한자는 우리한자로 변경되어야 하고 동경대전을 소개하는 모니터가 정상적으로 동작이 잘 안 되고 있다. 어린이들이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 개발, 교육 및 홍보프로그램 개발 역시 필요하다. 동학관 내부에 25명 정도의 중 회의실이 빔프로젝트와 함께 구비되어 있어 동학관련 세미나들을 개최할 수 있다. 더 많은 방문객들을 유치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요구되며 교인 및 중앙총부의 관심 역시 필요하다.

     

    수운선생님의 탄신 200주년이 되는 오늘날 향후 200년 후에는 천도교는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 어느 날 갑자기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정성을 드리고 또 정성을 드리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교단도 점차적으로 발전하고 울산동학관도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할 것이다. 한번 가슴에 손을 얹고 우리들이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해 보고 실행에 옮기자. 여시바윗골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 이 곳 유허지가 언젠가는 세상을 향해 큰 가르침을 줄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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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울산교구 이암 정의필(칼럼니스트,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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