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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 창도의 모태가 된 곳, 울산 유곡동 여시바윗골

기사입력 2023.07.0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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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운 최제우 유허지, 사진제공_최인경

     

     

     

     

    동학의 교조 수운 최제우(1824~1864) 대선생은 주유천하하며 고행의 길을 걸었다. 깨달음을 얻지 못하자 출가구도의 길을 마치고 정착 수련하기로 정하였다. 처가가 있는 울산 유곡동 달을 품은 함월산 여시바윗골에 초당을 짓고 끊임없이 수련을 이어갔다.

    1855년 천지가 고요하고 뜰아래 살구꽃이 만발한 속에서 수운 대선생께서 홀로 책에 심취하고 있을 때 문득 눈을 들어 본즉 한 이인(異人)이 앞에 서 있음을 보았다. 이인은 합장 배례하고 수운 대선생에게 고하기를 “소생은 금강산 유점사에서 백일기도를 하옵더니 공부를 마치는 날 자리 앞에 책 한권이 놓여 있으므로 읽어 본즉 천하의 이상한 글이라 도저히 글 뜻을 알 길이 없어 이 글을 아는 사람을 찾기 위하여 천하를 주유하되 아직 그 사람을 보지 못하였더니 오늘 선생을 뵈오매 마음에 크게 감동한 바 있어 이 책을 드리오니 원컨대 선생은 깊이 연구하소서, 3일 후에 다시 오겠습니다.”하고는 물러가는 것이었다.

    수운 대선생께서 3일을 두고 연구한 결과 처음으로 글 뜻을 알게 되었다. 3일 후에 이인이 다시 나타나 글 뜻을 묻는지라 수운 대선생께서 “알았노라”고 하니 이인이 말하기를 “선생은 참으로 하늘이 내신 훌륭하신 분입니다”하고 계하(階下)에 내려서자 문득 보이지 아니하였다. 신기한 일이었다.

    동학에서는 이 신비체험을 ‘을묘천서(乙卯天書)’라고 부른다.

    영적인 체험을 한 것이다. 을묘년(1855년)에 하늘에서부터 천서를 받았다는 의미이다. 현재에는 을묘천서의 내용은 전하고 있지 않지만, ‘하늘에 기도하라(祈天)’는 가르침이 있었다. 이 가르침에 따라 수운 대선생은 경남 양산 천성산 내원암과 적멸굴에서 지극한 정성으로 기도수련에 정진하였다. “도(道)를 밖에서 구하지 말고, 내 자신 안에서 구하자.”는 깨달음을 얻은 수운 대선생은 고향 경주 구미산 용담정으로 돌아와 게으름 없이 오직 수련에만 정진하여 마침내 ‘오심즉여심(吾心卽汝心)’ 무극대도의 깨우침을 얻었다.

    이때가 경신년 1860년(포덕 원년) 4월 5일이다.

    천도교에서는 이 날을 천도교 원년으로 삼아 ‘천일기념일(天日紀念日)’로 기리고 있다. 기존의 모든 종교들은 창도자의 탄생일을 기준 삼아 그 종교의 기원으로 삼고 있는데 비하여, 천도교는 수운 최제우 대선생이 득도를 한 그 날을 기준으로 하고 포덕 원년이라 부른다.

    울산 여시바윗골은 ‘을묘천서(乙卯天書)’의 계시를 받은 곳으로 천도교 성지이다.

    ‘여시바윗골 수운 최제우 유허지’ 성역화 사업으로 천도교에서 세운 ‘천도교 교조 대신사 수운 최제우 유허비’와 비각, 예닐곱 평 되는 초당과 기도실이 복원되어 있다. 비각 뒤의 무궁화나무 두 그루는 백두산과 한라산의 물과 흙을 가져와 심었다고 한다. 무언지 모르지만 가슴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2015년에는 ‘최제우 유허지 생활공원’이 조성되었다. 울산광역시 중구에서는 주민과 탐방객을 위해 자연 친화적 공간, 치유 및 휴식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깊숙하고, 아늑하며, 편안하고, 고요하다는 뜻의 심온(深穩)이 테마이다. 사람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 오지였으나 혁신도시 사이로 ‘이예로’가 개통되면서 바깥세상과 무척 가까워졌다. 울산광역시 기념물 제12호로 지정되어있다.

    현재 이곳에는 (가칭)동학관 완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다. 외부공사가 완료되었고, 내부에는 전시관과 미디어실, 강의실이 들어설 예정이다. ‘동학관’ 건립은 수운 최제우 유허지가 편의시설 없이 초당과 기념비 등으로만 운영되자 울산지역과 연관된 동학 모태지로서의 의미 등을 알릴 필요가 있어 울산광역시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 일행은 수운 최제우 유허지(여시 바윗골) 뒤편에 위치한 박씨 부인의 고향 성동마을을 찾았다. 울산광역시 중구에 깊고 오래된 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처가 위치에 관한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성동마을 전경을 조망하면서 잠시나마 그 시절을 그려본다.

    ‘양반도 천민도 없이 모두 한울님을 모시고 있으므로 세상의 모든 사람은 근원적으로 모두 평등하다는 시천주侍天主 정신’을 이곳에서 다시 새긴다.

     

    탐방 팁

    여시바윗골 : 울산광역시 중구 유곡동 639(수운 최제우 유허지)

     

     

     

     

    * 이 글은 천도교중앙총부 동학혁명정신선양사업단에서 발행한 매거진 <동학집강소>에 게재된 글을 재구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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