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상세페이지
한간난, 서택순의 며느리, CJB방송 캡쳐
해월은 전성촌에 머물면서 충청도 청주와 진천 지역을 순회하며 도인들을 지도하는 데 힘썼다. 전성촌에 있으면서 청주 지역으로 포덕을 나갔다가 겪었던 유명한 일화가 ‘천주직포’ ‘베 짜는 한울님’이다.
내가 청주(淸州)를 지나다가 서택순(徐垞淳)의 집에서 그 며느리의 베 짜는 소리를 듣고 서군(徐君)에게 묻기를 “저 누가 베를 짜는 소리인가?”하니, 서군이 대답하기를 “제 며느리가 베를 짭니다.”하는지라, 내가 또 묻기를 “그대의 며느리가 베 짜는 것이 참으로 그대의 며느리가 베 짜는 것인가?”하니, 서군이 나의 말을 분간치 못하더라. 어찌 서군뿐이랴. 도인(道人)의 집에 사람이 오거든 사람이 왔다 이르지 말고 한울님이 강림(降臨)하셨다 말하라.(<해월신사법설, 대인접물>)
해월은 충청북도 진천(鎭川)의 금성동(金城洞)으로 포덕을 하고 돌아오다 청주 북이면 금암리에 있는 서택순의 집에 들렀다. 해월이 마당에 들어서자 안방에서 베 짜는 소리가 들려왔다. 밥을 먹고 나서도 베 짜는 소리가 계속 이어지자 해월은 서택순에게 베를 짜는 사람이 누구인지 물었다. 서택순은 며느리가 베를 짜고 있다고 하자 해월은 웃으면서 “그대의 며느리가 베를 짜는 게 진정으로 그대의 며느리인가?”하고 다시 물었다. 서택순은 해월이 말을 하는 의미를 알지 못해 어리둥절했다.
동행했던 제자들이 서택순의 집을 나선 후에 베 짜는 며느리에 대해 물어오자 해월은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우리는 밥을 먹는데 끼니도 거르고 물레질을 하는 며느리도 가족인데 같이 밥을 먹고 일을 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자신의 며느리를 한울님으로 대하면 끼니를 거르고 일을 하도록 놔두겠느냐고 반문했다. 모든 사람이 한울님을 모셨는데 며느리도 한울님을 모신 사람으로 대해야 도를 바르게 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_성강현, 해월 평전
베짜는 며느리, 한울님
“내가 청주를 지나다가 서택순의집에서
그 며느리의 베 짜는 소리를 듣고,
서군에게 “누가 베를 짜는 소리인가?”하니,
서군이“제 며느리가 베를 짜는 소리입니다.”하는지라,
내가 또 “그대의 며느리가 베 짜는 것이 참으로 그대의 며느리가 베 짜는 것인가?”라고 물으니,
서군이내 말에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어찌 서군뿐이겠는가? 도인의 집에 사람이 오거든 사람이 왔다 이르지 말고 한울님이 강림하셨다 말하라.”
<해월 신사 법설 중>
* 이 글은 천도교중앙총부 동학혁명정신선양사업단에서 발행한 매거진 <동학집강소>에 게재된 글을 재구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