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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와 생명 존중지금 나라 안팎의 분위기가 일본의 오염수 방류와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로 어수선하다. 먼저 오염수 방류는 IAEA에서도 확실한 입장이 나오지 않았고, 만약에 안전하다 쳐도, 오염수의 방류가 득이 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안전을 100% 보장할 수 없다면, 문제는 반드시 일어나게 마련이다. 이 사실을 인지하는 일본 국민조차도 반대하지 않는가. 정부가 우리 국민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방조한다면, 우리의 안전 권리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더는 오염수 방류로 인해 국민을 화나게 만들지 말고, 국민을 품고 공감하는 능력을 지닌 책임 있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 며칠 전 중남부 지역에 극심한 호 우 피해 소식이 전해졌다. 나흘간의 물 폭탄으로 인해 산사태, 침수 등으로 사망·실종자가 50명을 넘어섰다. 2011년(78명) 이후 12년 만의 가장 큰 인명 피해다. 물론 올해만의 현상은 아니다. 작년에도 서울에서 115년 만의 가장 심한 폭우로 저지대 반지하 주택이 집중 피해를 보았고, 2020년에는 역대 최장기 장마를 겪기도 했다. 이러한 이상 기후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고 하니 걱정이 앞선다. 왜냐하면 해마다 이맘때면 물난리로 온 나라가 뒤숭숭하고 피해가 극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청주시 오송읍 공평 2지하 차도 침수 참사가 가슴 아프다. 사고 발생 전 주민 대피와 교통 통제요청 신고가 20여 차례 접수되었다고 한다. 이번 참사도 부실 행정으로 인한 인재(人災)라고 하니…. 여러 차례 신고에도 어느 기관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설마.” 하는 안이한 자세가 빚어낸 참극이다. 이제는 모두 각성해야 한다.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해서도 안 된다. 폭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내놓은 대책들은 임시방편적 땜질에 머물렀다. 자연재해는 언제 어디서 큰 참사를 부를지 모르는 만큼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이번만큼은 책임 있는 총체적 점검과 제대로 된 대책 마련 및 실천에 나서야 한다. 기후 온난화로 집중호우의 강도가 예사롭지 않다. 보다 적극적이고 예방적인 대책을 만들어야 하겠다. 갈수록 세상이 너무 흉흉하고 무섭다. 지난 5월 26일 부산에서 충격적인 살인(시신 훼손) 사건이 발생한 지 50여 일 만에 또다시 서울 신림동 번화가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치는 칼부림 난동 사건이다. 범행 이유가 “내가 불행하게 살아서,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라고 한다. 어쩌다 세상이 이 모양으로 변해 가는지? 세상이 너무 이기적이고 갈수록 영악스러운 모습으로 변화하는 게 불안하고 두렵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인간의 생명 보다 앞서서는 안 된다. 무슨 생각으 로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인간의 생명을 하찮게 여기고, 그 가치를 도외시 하는지 납득할 수가 없다. 특히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범죄를 계획하는 화풀이 유형의 경우, 중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정책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더 이상의 무고한 희생이 발 생해서는 안 된다. 동학·천도교는 생명 사상의 뿌리 가 담겨있다. 그리고 모든 가치의 최우선으로 ‘생명’을 이야기한다. 인간의 평등과 만물의 소중함을 뿌리로 내세운 해월 신사님의 생각은 경천· 경인·경물의 삼경 사상에 담겨있다. 하늘·사람·자연을 모시는 존재로 일 체화하여 공동운명체로 받아들여 야 한다는 정신이다. ‘우리가 먹는 밥 한 그릇에는 모든 생명이 담겨있다’ 라는 말에도 자연과 환경생태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있다. 근대화를 거치면서 일상화된 폭력은 곧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를 만든 만큼, 생명 존중을 통해 새로운 근대 성찰이 이루어져야 한다. 새로운 근대의 주체로 생명을 살리고자 함은 동학·천도교 정신인 인내천·사인여천 사상밖에 다른 대안이 없을 것 같다. 모든 국민이 주체가 되고 인정받는 안전 사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천도교가 앞장서 나가야 한다. 아울러 동학·천도교의 시천주(侍天主) 정신으로 정의 사회를 구현하여 새로운 미래를 여는 데 온 힘을 기울여 나가 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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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여성회 하계수련여성회본부(회장 박징재)는 지난 8월 1일부터 오는 8월 7일까지 의창수도원에서 하계수련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수련회에는 전국에서 약 30여 명의 여성회 지부장과 임원들이 참석하여 수련중이다. 광암 박상종 교령과 용암 주용덕 종무원장은 8월 3일 의창수도원을 방문하여 수련중인 여성회원들을 격려하였다. 광암 박상종 교령은 "우리 천도교인은 수련을 해야 영성을 회복할 수 있고 도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성심을 다하셔서 좋은 결실 있으시길 바랍니다. 이곳 봉황각은 우리나라의 민족혼과 정기가 서린곳입니다. 의미깊은 장소에서 수련을 하시는 것도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남은 기간 수련 잘 마치시길 바랍니다." 라고 격려하였다. 여성회에서는 이번 수련 기간중에 경전 암송대회(8월 5일)도 개최한다. 한편 어린이수련 일정은 여성복지관에서 취침하고 의창수도원 마음수련, 숲체험, 대학생 선배들과의 시간, 물놀이장과 아이스링크 체험 등 다채롭게 채워져 있어 어린 동덕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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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원회 하계수련 실시연원회 하계수련회가 7월 24일(월) 부터 7월 27일(목)까지 우이동 의창수 도원에서 열렸다. 전국 각지에서 연 30명의 도정, 직접 도훈, 도훈들이 참석한 이번 수련회에 서는 지난해에 이어 제2차 “연원회 역 할정립 및 실천계획(안)”에 대한 팀별 발표와 토론이 있었으며 연원회 “임시 회의”도 함께 개최되었다. 제1일차 7월 24일(월) 오후 3시에는 수도원 2층 수련실에서 김산 부의장의 집례로 개회식을 거행였다. 이날 개 회식에서 이정희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먼저 최근에 갑작스런 폭우로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있었다”면 서 “불의의 사고를 당한 희생자들에 대한 성령출세를 기원하고 유가족 여러분에 깊은 애도의 뜻으로 심고를 드리자”고 제안하여 잠시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 이정희 의장은 “예전부터 백성들이 편안하게 잘살기 위한 최고의 통치 덕목이 바로 치산치수에 있었다. 치산치수가 잘못될 경우, 자연재해로 인한 생명과 재산이 무참히 희생될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면서 “우리 교단도 스승님 이후로 교세가 급격히 약해 져 온 것은 바로 교단의 치산치수가 제대로 다스려지지 못한데 있는 것이 아닌지, 그렇다면 그동안 치산치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주요 원인은 우리 연원에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모두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번 수련을 지도할 의창수도원 서종환 원장으로부터 유의사항 및 수련 일정에 대한 안내가 있었다. 참석한 연원 상호 간의 인사소개를 끝 으로 개회식을 마친 후에는 의암성사 묘소를 함께 참례하였으며 이어서 오후 수련에 들어갔다. 둘째 날에는 서 종환 수도원장의 지도로 하루종일 수련에 정진하였다. 수도원의 고요한 적막 속에서 묵송과 현송으로 이어진 깊은 주문수련을 통하여 의창수도원을 뜨겁게 달구는 시간이었다. 셋째 날에는 새벽 수련을 마친 후 수도원 1층 강의실에서 온종일 ‘연원 회 역할정립 및 실천계획(안)’에 대한 팀별 발표 및 토론이 있었다. 연중협 (천도교연원회중흥협의회) 총괄팀장인 박창수 도훈의 집례로 시작된 오늘의 발표회는 이정희 의장의 인사에 이어 대주제인 ‘연원회 역할정립과 실천 방안’. 소주제 1, ‘수운심법 체화실천 계획(안)’에 대하여 이정희 팀장(팀원, 류흥옥, 이영노) 발표 및 이영노 원장의 ‘수운심법 요의’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이어서 소주제 2, ‘교화방안(심의)’에 대해서 김산 팀장(팀원, 성강현, 박차귀) 발표가 있었다. 오후에 이어진 발표회는 먼저 소주제 3. “수도포덕 여행”에 대해서 이승민 팀원(팀장 김 성환, 팀원 김경규)으로부터 발표가 있었으며, 마지막으로 소주제 4. “신앙 통일 및 규모일치”에 대해서는 명승철 팀원(팀장 최정대, 팀원 이상선 고윤지 강승원)이 발표하였다. 주제별 발표를 마친 후에는 100분간에 걸쳐 종합토론의 시간을 진행하여 오후 6시에 발표 및 토론을 모두 마치고 수련 등 저녁 일정을 진행하였다. 넷째 날에는 연원회 임시회의가 진행되었다. 김산 부의장의 집례로 시작된 임시회의는 아침 9시부터 1시까지 4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임시회의에 상정된 안건은 제1호안건, 연원회 역할정립 및 실천계획(안) 수립 추진방안. 제2호 안건, 포덕 164년 정기연원회의의 『교헌개정을 위한 연원회 결의문』 등 4건 결의문에 대한 집행상 문제점 및 실효성 확보방안. 제3 호 안건, 포덕 164년 정기연원회의 선출 선도사 도첩 발급 관련 비상사태 및 대응방안 등이었다. 다음은 셋째날 팀별 발표중 김산팀 (팀원, 성강현, 박차귀) 발표문에서 일부 발췌해 보았다. 포덕을 위해서는 시대에 걸맞는 교화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천도교중앙총부는 포덕 광제라는 천도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따라서 교화방안의 마련은 총부의 책무이다. 총부 가운데 교화 방안을 실질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부서는 종무원의 교화관이다. 그리고 연원회에서는 교화관에서 만든 교화방안을 심의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현 집행부와 지난 집행부를 살펴보아도 교화관에서 만들어진 교화방안에 관해 연원회에 심의 요청 한 안건이 없는 상황이다. ▶구체적인 교화방안 1) 가로쓰기 경전 만들기 심의 2) 청소년을 위한 경전 만들기 심의 3) 수련지도자 과정 수립 심의 4) 시일 발성심고문 마련(시행중인 지방교구 심고문 취합) 5) 천도교 수련의 절차와 방법 책자 발행(초보자용, 심화용) 심의 6) 천도교 수련 안내 리플렛 제작 심의 7) 디지털 플랫폼을 교화에 활용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8) 청소년(대학생 포함), 일반인을 위한 교화방안 공모전 ▶기대효과 교화관련 기관이 상호소통, 협의하여 교화방안과 관련한 쉬운 경전 등 간행과 천도교연구소 등을 활용한 교화방안 관련 책자 간행 등이 이루어지면 신앙통일과 규모일치라는 스승님의 가르침을 바탕한 포덕광제의 목적을 달성하고 교세를 확장하는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도를 세상에 널리 알린 현도를 맞은 지 100년 을 지나 20년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시일식 및 기념식에서 묵송 심고를 지양하고, 발성 심고를 통해 교인들이 하나의 마음으로 심화기화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일선에서 천도교의 수련을 체계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수련 지도사 및 설교자를 양성해 현 시대에 맞는 교화를 실현할 수 있다. 또한 지방 권역별 강도회를 월 1회 이상 실 시하는 토대를 마련하여 교인의 신앙심 및 교리, 교사를 충분히 습득할 수 있도록 하여 천도교 신앙에 자심감을 심어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현대인이 마음을 사로잡는 디지털 플랫폼을 교화에 활용한다면 현대인들에게 더 친숙한 천도교로 다가갈 수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교세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 평생에 한번이라도 천도교 시일식 또는 기념식에 참석하여 천도교 교리 또는 진리에 귀화하여 한울사람으로 살아가는 일반인은 일반교인으로 구분하여 천도교인 숫자 통계로 보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현대인의 이목이 집중하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교화 방안, 교리 해설, 교사 탐방 등 현대인들이 친숙하게 천도교를 접할 수 있는 내용을 만들어 배포하면 천도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홍보 효과 나아가 포덕으로 성과를 맺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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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수운문화제 개막식, 경인미술관에서 열려지난 8월 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2023 수운문화제 개막식이 열렸다. 윤태원 천도교서울교구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 행사는 천도교중앙총부 주최, 천도교미술인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청수봉전으로 행사의 문을 열고 심고, 주문 3회 병송으로 행사의 의미를 나눴다. 박상종 천도교령은 인사말을 통해 전국의 동덕과 청년 및 어린이 작가들의 대거 참여와 저명한 중견 작가들의 참여로 전시회의 품격을 높이고 풍성한 볼거리 가득한 의미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하였다는 점에서 축하와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소감과 함께 "우리 민족의 혼과 정체성, 동학, 천도교의 인내천 사상과 예술혼, 예술문화의 꿏을 피우는 큰 기반이 되어 주시기를 당부"한다고 전했다. 사단법인 한국예술협회 박수진 이사장은 내빈축사를 통해 사람 섬기기를 한울같이 하라는 숭고한 사상에 따라 대한민국 예술 발전에 지대한 기여와 뜻깊은 문화제에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행사를 주최한 박상종 천도교교령, 총부 임직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번 문화제에 큰 의미있는 수상작은 전국 어린이 학생 작품전 수상작이었다. 올해 어린이학생 작품은 10개 교구에서 29명이 참가하였으며 학생부는 대상없이 고등부 특별상 1명, 중등부 특별상 1명이 심사 선정되었다. 어린이 초등부는 대상 1명, 금상 8명, 은상 10명, 동상 5명이 선정되었고 유치부는 금상, 은상, 동상이 각 1명씩 심사 선정되었다. 이날 교령상을 수상한 김교영 어린이(서울교구, 작품제목 : ‘우리 모두 다 같이 울렁줄렁 시일보러 갑니다.’)는 박상종 교령의 시상으로 상장을 직접 수여받았다. 그 외에도 도연 김용민 작가의 청년작가 대상 수상이 있었으며 개인적인 사정으로 불참하여 모친 임복립 동덕이 대신 수상하였다. 시상을 마치고 천도교연합합창단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천도교연합합창단은 조보아 단장과 김윤경 지휘자, 정영주 반주자와 20여 명의 단원으로 구성되어 매주 합창 연습과 교단 주요행사에 공연을 담단하고 있는 천도문화의 선두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이날 개막식 축하공연에서는 가곡 '남촌'과 천덕송 송가 '샘'을 노래했다. 2023 수운문화제를 맞이하며 개최한 제33회 천도교미술인회 한마당전, 제4회 인내천 서, 예 명인 모심전은 교단의 주요 관계자들과 출품 작가 및 관람객이 참여한 가운데 테이프커팅식을 끝으로 개막식을 성황리에 마쳤다. 시상식을 마치고 2부 문화공연에서는 국악과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의 공연이 이어졌다. 국가무형문화제 제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이수자 박혜련 동덕의 춘향가 중 사랑가와 천도교 경전 용담유사 중에서 몽중노소문답가와 안심가를 가야금 병창으로 듣는 뜻깊은 공연이 준비되어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주었다. 이어 어쿠스틱 밴드 '에고이데'는 들국화의 '그것만이 내 세상', 그리고 자작곡 '파도'와 '달과 소원'을 무대에 올렸다. 한편 2023수운문화제는 제160주년 지일기념일 경축하는 의미를 담았으며 8월 2일부터 8월 8일까지 경인미술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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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의 순간개벽의 순간 세상이 온통 어둡다. 낮에 보았던 아름다운 꽃들도 자취를 감췄다. 반짝이던 밤하늘의 별들도 어디로 숨었다. 이렇게 정읍의 밤거리는 내 마음처럼 어둠을 서성거린다. 순간, 사람들의 입에 탄성이 쏟아진다. 모두다 밤하늘을 가리켰다. 어둠을 가르며, 신비로운 달빛이 대지를 밝혔다. 누가 말했다. 영화에서 보았던 천지창조의 모습이다. 그렇다. 이렇게 개벽의 순간은 사람의 눈에서, 입에서 퍼져나간다. 바로 순간 순간이 새로운 개벽이요, 창조이다. 개벽은 자신에게 있다. 사진, 글_ 이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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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2023수운문화제 개막식포덕 164년 8월 2일 오후3시 경인미술관에서 2023수운문화제로 천도교 미술인회 한마당전, 제4회 인내천 서예 명인모심전 개막식이 열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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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포덕, 마당포덕의 출발점이 된 곳구룡 마을 뒤편 운치 있고 호젓한 대나무 숲길을 따라 사자암에 오른다. 사자암은 미륵산(430m) 장군봉의 동남쪽 해발 320m의 8부 능선 상에 위치하고 있다. 미륵산을 풍수적으로 사자의 기氣가 충만한 사자앙천 獅子仰天이라 했다. 미륵산은 청와대 뒷산 북악산과 모양이나 산세 그리고 산의 높이까지도 비슷하다. 미륵사지에서 미륵산을 올려다보면 정말 북악산과 똑같이 생겼으며 사자사 위치 역시 북악산 동남쪽 8부 능선의 바위 2개가 있는 곳과 위치가 비슷함에서 이유를 찾을 수가 있다. 사자암은 김제 모악산 금산사의 말사로 2000년 3월 31일 전라북도 기념물 제104호로 지정되었다. 사자암은 미륵사보다 앞서 창건되었으며, 삼국유사 무왕조에 "백제 무왕은 선화왕비와 함께 용화산(미륵산) 지명법사를 찾아가던 중 용화산 아래 연못에서 미륵삼존불이 출현한 것을 보고 그 인연으로 미륵사를 세웠다고 한다."라는 기록에 의하여 사자암이 지명법사가 거주하던 사자사 였을 것이라고 추정되었다. 1993년 발굴조사에서 '사자사師子寺'라고 새겨진 기와가 출토되어 삼국유사의 기록에 나오는 사자사임이 확인되었다. 백제 쇠퇴기에 백제의 부흥을 꿈꾸던 무왕의 근거지로 서동요의 주무대 이기도하다. 동학혁명(1894년)이 일어나기 10년 전, 『천도교서』에 따르면 동학 제2대 교주 해월 최시형 신사는 고산 도인 박치경(박치경은 전라도 완주읍 고산면의 접주로 해월이 최초로 포덕한 전라도인으로 알려져 있다)의 주선으로 1884년 6월에 익산군 금마면 사자암으로 가서 여러 도인들을 만났다고 한 기록이 있다. 김개남과 김덕명 장군도 찾아와서 해월신사를 뵈었다. 사자암에서 약 4개월 동안 머물며 익산, 전주, 여산, 고산, 삼례 등지의 동학교도에게 포교하였다. 호남지방 동학포교의 기반을 닦은 곳이라 할 수 있다. 동학은 경상도에서 시작하였지만 가장 뜨겁게 발현된 곳은 호남이었다. 조선 전체에서 가장 풍요로운 땅 호남은 역설적이게도 그 풍요로움 때문에 수탈과 착취의 대상이 된 지역이었다. 상처받고 있는 민중을 다독이고, 위안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해 준 동학은 삽시간에 전북 지방을 중심으로 호남의 전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그동안 산간지역을 중심으로 퍼지던 동학이 비로소 넓은 곡창지대로 진출하는 것이며, 당시 억압과 핍박의 상징이었던 농민층으로 흡수되는 과정이었다. 호남 포덕의 힘은 들불처럼 퍼져 1894년 동학혁명 당시 호남의 뜨거운 동참을 이끌어 내었다. 동학이 제시한 개벽된 이상사회는 너와 내가 차별이 있는 세상이 아닌 모두가 한울님을 모시고 있는 존재로 인정되고 존중받는 평등한 세상이었다. 그리고 무너진 세계관에 대한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는 메시아적 구원의 손길이었다. 사자암에서 금마저수지를 바라보니 마치 한반도의 모양이고, 멀리 전주의 주산인 모악산도 보이고, 왕궁리 유적도 가깝게 보인다. 사자동천 獅子洞天(이종림 作)이란 각자바위를 보니, 이곳을 신선들이 사는 별천지 이상향으로 여겼나보다. 노거수 느티나무 아래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탁 트인 곳을 조망하니 마음이 편해진다. 명당이고 명산이다. 사자암에서 미륵산 정상을 오르다보면 삼한시대의 석축산성인 미륵산성도 있다. 미륵산 정상 능선 바위 조망 포인트에서는 호남평야의 넓은 들판과 서해바다까지 조망할 수 있는 시원한 천혜의 경관을 볼 수 있다. 사자후를 토한다. “거시기 그저 사람답게 사는 세상에서 살아보는 것 이랑께” 글 조성갑(본지 편집위원) * 이 글은 천도교중앙총부 동학혁명정신선양사업단에서 발행한 매거진 <동학집강소>에 게재된 글을 재구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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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가섭암에서 육임제를 생각한다1884년 10월 4일 해월 최시형 신사는 미래의 동학 인재 손병희, 박인호, 송보여와 공주의 가섭암(迦葉菴)으로 수도를 떠났다. 가섭암은 충남 공주시 사곡면 운암리에 있는 마곡사의 말사다. 마곡사에서 북서쪽으로 약 4㎞ 거리에 국사봉 자락의 해발 400m 지점에 있다. 손병희의 사람됨을 파악하고자 '솥을 잘못 걸었다고 계속 수정하게 해 일곱 번에 걸쳐서 행하게 했다', '밥을 잘못 지었다고 일곱 번을 짓게 했다'등 일화가 전해진다. 어느 얘기가 진실인지는 모르지만 반복해서 일을 시켜도 불평하지 않고 지시를 따르는 됨됨이와 인내심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이곳에서 동학의 조직을 체계화할 육임제(六任制)를 구상하였다. 육임은 도인들을 교육하는 직책인 교장과 교수, 도인들의 기강을 잡는 도집과 집강, 교단을 공평하게 관리하고 직언을 하는 대정과 중정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해월 최시형 신사는 육임제를 통해 교육과 기강, 직언의 세 부분으로 교단의 직책을 조직화시켜 동학 교단의 기반을 마련했다. ① 교장(敎長)은 자질(資質)이 알차고 인망(人望)이 두터운 사람으로 삼고 ② 교수(敎授)는 성심으로 수도하여 가히 교리(敎理)를 전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삼고 ③ 도집(都執)은 위풍(威風)이 있고 기강(紀綱)이 밝으며 시비선악(是非善惡)의 한계를 아는 사람으로 삼고 ④ 집강(執綱)은 시비를 밝히고 기강을 바로잡을 수 있는 사람으로 삼고 ⑤ 대정(大正)은 공평성을 갖고 부지런하고 중후(重厚)한 사람으로 삼고 ⑥ 중정(中正)은 바른 말을 능히 할 수 있는 강직(剛直)한 사람으로 삼는다. 제1차 동학혁명 당시 전주화약 이후 전라도 일대에 설치됐던 집강소(執綱所)는 해월 최시형 신사가 만든 육임제의 ‘집강’에서 유래했다. 또한 10월 28일에는 신사께서 제61회 대신사 탄신 향례를 기하여 제의규범(祭儀規範)을 정하였다. 제 의 규 범 (祭 儀 規 範) 1. 목욕재계(沐浴齋戒) 1. 예복환착(禮服換着) 1. 고천(告天)(심고(心告)) 1. 초학주문 삼회낭독(初學呪文 三回朗讀) 1. 강령주문 삼회낭독(降靈呪文 三回朗讀) 1. 본주문 삼회낭독(本呪文 三回朗讀) 1. 주문낭독(呪文朗讀) 1. 고천(告天)(심고(心告)) 폐식(閉式) 신사께서 식을 마친 자리에서 갑신년에 대신사가 탄생하신 뜻과 경신년에 수도하신 창운과 갑자년에 조난하신 액장과 미래도운이 도래할 것을 설법하였다. 함께 수도했던 미래의 동학 인재, 손병희, 박인호는 3세, 4세 천도교 교조가 되어 도통을 이어갔다. 가섭암은 동학천도교의 역사에서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공간이며, 충청도 지역 최고의 성지이다. "사철나무는 벼락을 맞고 죽었다 부활하여 푸르름이 국사봉의 으뜸이다" 글, 사진_조성갑(동학문화해설사) * 이 글은 천도교중앙총부 동학혁명정신선양사업단에서 발행한 매거진 <동학집강소>에 게재된 글을 재구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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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판소리 녹두장군 전봉준, 임진택의 시대정신임진택 경기아트센터 이사장은 지난 10월 28일 저녁 정읍의 전봉준 고택에서 창작 판소리 "녹두장군 전봉준"의 공개 시연을 시작으로 순회공연을 열었다. 그동안 동학에 관련된 많은 학술 세미나, 예술 공연 등이 있었지만 이 공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는 전통예술의 고장이자 동학혁명발상지 정읍에서 현대 문화운동의 거목인 창본 작가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리꾼이 함께 자리하며 판을 이끌었다는 사실이다. 창작판소리 창본 집필의 주인공은 바로 한국 마당극의 창시자 임진택 이사장. 작창과 완창을 도울 이는 전주 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장 송재영 명창, 국립민속국악원장 왕기석 명창이다. 그들은 3시간 동안 동학에 대한 이해와 진실을 소개하며 소리판으로 이끌었다. 이 공연은 누구나 평등 하고자 했던 동학농민혁명의 사상과 더불어 급변하고 있는 국제정세 속에 한반도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정읍 전봉준 생가에서의 시연회를 시작으로 11월 10일 전주 한국전통문화전당, 19일 서울 돈화문국악당에서도 이어졌다. 동학혁명은 1894년 신분제 중심의 오래된 체제를 개혁하고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고자 일어난 혁명이다. 또한, 일본 국권 침탈에 맞서 싸운 민족의 봉기로써 큰 의미도 있으며 애국이라는 민족 정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러한 역사적 사실과 위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방 이후에도 정치적 혼란으로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고 왜곡, 축소되어 왔다. 그러던 중 1960년 4.19혁명 이후 동학혁명의 재조명이 시작되었고 1993년 문민정부가 출범하면서 과거사 정리를 위한 '역사 바로 세우기' 사업이 추진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프롤로그는 수운 최제우의 탄생 <아니리> 천하가 한번 크게 변할 양이면 천지간에 괴이한 변이 잇달아 나타나는 법. 허나 난법 뒤에 정법이 나온다 했으니 어찌 진인이 아니 날소냐? 전라도는 전주요 경상도는 경주인디, 경주 근도리 어느 곳에 최제우라는 이가 사는디, 그 이가 태어날제 구미산이 사흘을 크게 울어 댄즉, 어진 사람들은 이 집에 신인이 났다 하고, 모진 사람들은 역적이 났다고 했다더라. 때는 조선조 말엽이라. 왕권은 무능하고 세도가 판을 칠제, 벼슬아치 양반들은 토색질로 날을 새고 가련한 백성들은 초근목피로 연명하거날, 개같은 왜적놈들 호시탐탐 침노하고 맹수같은 양귀자들 때도 없이 출몰하니 어허 우리 중생, 목숨 보명을 어찌할거나! 최제우가 중생 구할 도를 찾아 천하를 주유했으나 온갖 처세가 다 낭패라. 울산 처가에 얹혀 남의 땅 부쳐먹으며 근근히 지낼적에 - 임진택 창본, ‘녹두장군 전봉준’ 중에서 임진택 경기아트센터이사장은 인터뷰를 통해 창극 녹두장군 전봉준은 동학의 역사를 되새기고 부패한 권력에 맞선 동학농민군들의 처절한 심정과 굳건한 결의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전봉준에 대한 작품이지만 수운 최제우 선생과 해월 최시형 선생의 탄생과 일대기를 먼저 보여줌으로써 동학의 사상적 배경이 시작된 역사를 먼저 짚고 싶었다고 말한다. 선생은 1994년 ‘동학농민혁명 100주년 기념제’ 때 ‘고부봉기 역사 맞이굿’을 기획하면서 정읍과 인연을 맺고 동학농민혁명을 판소리로 엮어냈다. 김제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온 그는 대학 시절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고 이후 판소리에 빠져 소리꾼과 연출자의 길을 걸어왔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공연에서는 주제별로 국내 최고의 기량을 갖춘 명창 3인이 무대에 올랐다. 1부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이자 판소리 ‘수궁가’ 예능 보유자인 왕기석 명창이 ‘탐학을 금(禁)해주시오’를 주제로 교조 신원과 고부 봉기의 내용을, 2부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이자 판소리 ‘심청가’ 예능 보유자인 송재영 명창이 맡아 ‘고통받는 민중은 이 시각으로 일어서라’를 주제로 무장기포와 황토현 전승, 전주성 입성을 보여주었다. 3부는 오랜 기간 동학에 천착하며 이번 작품의 창본을 완성한 광대 임진택이 ‘갑오세 가보세’를 주제로 집강소 설치와 우금치 전투 등의 내용을 노래하였다. 전봉준 누구인가, 암울한 시대 한가운데 횃불처럼 우뚝 서서 피투성이로 싸운 사람 그 어떤 고통도 두려워 하지 않은 사람 누구보다도 그 시대를 온몸으로 살은 사람 때를 만나서는 천지가 모두 힘 합치더니 운이 다 하니 영웅도 어쩔 수 없구나. 백성을 사랑하고 의(義)를 바로 함에 무슨 허물 있으랴만 나라 위한 애국단심(愛國丹心) 그 누구가 알아줄꼬. - 임진택 창본, ‘녹두장군 전봉준’ 중에서 광대 임진택 다시 동학으로 판을 열다 역사와 함께, 시대를 노래한 광대 임진택 경기아트센터 이사장이 창작판소리 ‘녹두장군 전봉준’은 동학농민혁명 100주년인 1994년 최초로 선보였던 ‘녹두장군 전봉준’은 30년 가까이 흐른 지금도 큰 의미가 있다. 초연 당시에도 전봉준의 일대기를 다루는 것에서 벗어나 19세기말 반봉건, 반외세의 기치 아래 봉건제도의 수탈과 서구 열강의 침략에 맞섰던 동학농민운동의 역사를 판소리로 엮어낸 바 있는 이 작품은 그때와 지금 어떻게 다를까. 작품은 전봉준의 탄생이 아닌 수운 최제우의 탄생과 무능한 왕권과 세도가 판을 치는 세상, 가련한 백성을 구하고자 했던 수운 최제우의 주유천하, 그리고 깨달음으로 문을 연다. ‘사람이 곧 한울님’이라는 수운 최제우의 깨달음과 도의 실천은 많은 민중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되었고 혹세무민의 죄로 수운 최제우의 순도(처형), 그리고 해월 최시형이 펼친 동학의 교세 확장은 혁명의 사상적 기반으로 굳건히 서게 된다. ‘녹두장군 전봉준’은 이때 등장하며 동학농민혁명의 전개 과정으로 이어진다. 수운 최제우의 탄생과 동학의 창도, 해월 최시형 선생이 수운 최제우 선생으로부터 도통을 전수 받아 2대 교주가 되어 도의 실천과 확장으로 동학혁명의 사상적 토대가 되는 과정, 죽창을 든 민중들의 봉기, 그리고 전봉준의 죽음으로 마무리된다. 한편 이 작품의 1부와 2부, 3부는 왕기석, 송재영, 임진택 세 소리꾼이 각각 맡아서 서사를 끌고 가는 것이 특징이며 여 운, 김정헌, 임옥상 등의 작가들의 걸개그림으로 무대를 구성한다. 창작판소리 녹두장군 전봉준, 임진택의 시대정신 “이 작품은 동학의 태동에서 시작해서 전봉준의 최후에서 끝납니다. 수운의 동학 창도에서 녹두 전봉준의 최후까지라고 볼 수 있죠.” 3시간에 가까운 작품 분량으로 동학의 역사를 한판의 판소리로 완성시켰다. 최근 시간은 짧고 화려한 형식으로 구성되는 공연의 풍조와는 다르다. 화려한 조명과 영상 등에 개의치 않고 정통 판소리 방식으로 공연을 열었다. 정통적인 판소리 공연의 형식을 고집했던 이유는 100여년 전에 있었던 이 긴 이야기를 관객에게 바쁜 마음이 아닌 시간을 충분히 내고 자기 침잠을 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임진택 선생은 50년 가까이 판소리 창작자로, 마당극 연출가로 민중들과 함께 했다. 스물 다섯 살에 소리를 시작한 선생은 소리는 적어도 열다섯에 시작해야 하는데 스스로 늦게 시작했다고 말한다. 스물 다섯에 시작한 소리꾼, 광대인생은 누구도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하며 더욱 특별했다. 그리고 앞서 걷는 길은 외로웠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뒤를 따르고 곁에서 함께 울고 웃었다. 함께 건너온 시절의 짙은 그늘이 주는 새로운 세상을 향한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선생의 작품은 언제나 이 사회에 주는 메시지가 있었다 “나는 옛날 판소리를 하는 사람은 아니지. 판소리가 한동안은 그 메시지를 주지 못하던 때가 있었어. 그때 나는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했어. 실제로 옛날 판소리는 거의 소멸 위기에 있었지. 사람들은 알지도 못했고. 판소리 하는 사람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했어. 그러다가 문화재 제도가 생기고 문화재 보존 정책이 들어온 거지. 그 당시에 소리들은 현실을 이야기한다고 아무도 생각지 않았지. 그때 나는 옛날 판소리 그대로는 안 되고 판소리를 새롭게 만들어 져야 한다고 생각했지.” 시대의 스승들 박동실의 <열사가>를 처음 접했을 때, 선생은 의미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은 했으나 예술작품으로서는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옛날 판소리에 비해 열사가는 너무 비분강개만 한다고 생각했어. 프로파간다로 민족과 애국을 외치는 게 예술은 아니기 때문에 좀 미흡하다고 느꼈어. 특히 판소리에는 비장과 골계가 있어야 하는데 골계는 없고 비장만 있다고 평가했어. 그런데 내가 창작판소리를 하는 사람이 된 거야.” 그땐 몰랐다. 당신 스스로 소리꾼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정치판으로 가서 새로운 세상을 한 번 만들어볼까, 외교관이 되려고 서울대 정치외교학과로 진학한 선생이었다. 대학시절 선생은 연출가로서 연극을 하며, 마당극이라고 하는 새로운 개념과 양식을 시도하던 때였다. 무대 위에서, 50년 가까이 세월이 흘렀다. 선배도, 동료도, 후배도 늙어갔지만 언제나 시대의 어둠을 밝히던 사람들. 2000년을 맞이하며 창작판소리 열두 바탕을 새로 만들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 안에 동학, 독립운동, 통일 문제를 담아내겠다고 결심하고, 다시 박동실 선생의 열사가를 다시 마주한 선생은 당시의 소감을 말한다. “엄청나더라고. 느낌이 달라졌어요. 이만큼 창작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뒤늦게 알았어요. 그 당시 창작판소리에 박동실 명창이 얼마나 사설에 관여했는지 모르겠지만, 작가가 있었다고는 해요. 이준, 안중근, 윤봉길, 그리고 유관순의 이야기를 판소리로 만든 작품, 그게 열사가야. 처음엔 진부하고 예술 미학이 뭔지 모르는 분들이 만든 방식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창작을 해보니 만만치 않다는 걸 느꼈어. 사설보다는 작창이 만만치 않다는 걸 느꼈지.” 임진택 창작 판소리의 시작은 ‘지하형’의 작품으로 회상한다. 김지하의 담시 세 편, <오적>, <소리내력>, <똥바다>는 오늘날 임진택의 창작판소리가 탄생하게 된 커다란 물줄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김지하 시인의 시로 눈물 지새우지 않은 청년은 없었을 것이다. 이 사회의 어둠을 밝히려는 사람들이 하나 둘 읊으며 피워낸 가슴마다 민주주의와 정의로운 사회를 향한 열망을 키워냈을 것이다. 선생이 만든 창작판소리는 백범 김구, 안중근, 전태일, 다산 정약용, 장보고, 남한산성, 그리고 오월 광주의 윤상원까지 우리 역사에서 자유와 정의를 위해 빛을 밝혔던 인물과 빛나던 순간들이었다. “그 이전에 김지하의 담시 세 편, 오적, 소리내력, 똥바다 이 세 편이내 창작판소리의 시작이야. 판소리계에서는 많은 비판을 받았지.” 마당극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었던 시절, 선생은 극장을 벗어나 더 큰 무대를 꿈꿨다. 사전에 단어가 없다는 건 그런 현상이나 실제가 없다는 뜻이다. 그런 호칭을 준 적이 없을 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극장이라는 게 생긴 지는 얼마 안 된다고, 우리나라엔 연극 자체가 없었다고 말하는 선생은 연극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연극은 허영된 사치가 아닌 자기 현실을 외치는 시공간이라고 말한다. “그때는 창작극이 많았는데, 나는 생각했지. 창작극 가지고는 안된다고. 남의 나라가 아닌 우리나라 사람이 이 시대를 살아오면서 사회의식을 가지고 쓴 창작극이어야 한다고. 거기엔 사회의식을 담아 내고 있느냐, 한국 사람의 정서에 맞느냐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지.” 그 무렵 대학에 탈춤반이 생기면서 탈춤이 처음 공연되는 걸 보게 된 선생은 거기서 ‘마당’을 만나게 된다. 선생이 하던 연극은 학교에서 허가를 내어주지 않았지만, 극장이 없으면 ‘마당’에서 공연을 하면 될 것 아닌가. 지금 왜 동학인가? “내가 아직 동학이 뭔지 모를 때 내가 태어난 고향과 어릴 때의 기억이 남아 있는데, 그 이야길 좀 들려줄까?” 어린 시절 집 앞 큰 길가에서 버스 차장이었던 사촌 형이 진택아, 장터 구경가자 하고 차에 태워서는 데려간 적이 있다. 장터 구경 간다고 신이 나서 버스에 올랐을 것이다. 선생이 태어나 살던 곳은 김제군(지금은 김제시) 봉남면이었다. 대여섯살 때까지 거기 살았다. 김제읍에서 봉남을 지나 원평으로 가는 버스가 있었다. 그 버스는 하루에 두 번 운행을 했다. 그걸 타고 원평에 갔다. 장터에서 만난 사람들을 보며, 부조화를 느꼈다. 사람들이 전부 쪼그라져 있었다. “그때가 1955~6년쯤 되었으려나. 바로 몇 년 전, 6.25전쟁이 훑고 갔겠지. 나는 그 일그러진 얼굴들이 6.25의 상처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아닌 거야. 동학난리의 기억이 아직 그들에게 남아 있는 거야. 동학에서 원평 땅이 굉장히 중요하지. 전봉준의 최초의 근거지가 원평이거든. 최근 나온 자료를 보니 원평 김개남과 같은 동네에 살았을 때 서당을 다녔는데 거기가 봉남이야. 봉남과 원평이 붙어 있거든. 그걸 알고 놀랐어. 그리고 그 기억은 지금 6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내 머릿속에 남아 있어. 동학의 상처가 그때까지 사람들에게 남아 있었던 것처럼.” 선생은 어릴 때 빈 사당에서 만난 마치 동학군의 형상을 한 사내를 만난 이야기도 어느 마을의 전해져 내려오는 민담이나 설화처럼 이야기했다. 동학을 모르는 땅은 어디에도 없건만, 선생이 태어난 자란 김제는 오죽할까 싶었다. 대학에 들어오면서는 동학을 모르고 지내다가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친구 김민기를 통해 가슴에 동학의 불꽃을 지펴냈던 선생은, “김민기가 아침이슬 이후로 탄압을 받다가, 자기 고향인 익산으로 가서 농사를 짓고 살았어요. 그때가 30살 전후였지. 그 전에 김지하가 민청학련으로 감옥가기 전에 동학 이야길 꺼냈었지. ‘장일담’이라는 작품인데 동학 이야기야. 거기서 밥이 하늘이라고 하니까.” 이후 역사적인 작품 하나가 탄생한다. 1980년대에 김민기가 여는 무대, <멈춰선 저 상여는 상주도 없다더냐>, 이 작품은 1982년 제6회 대한민국연극제 참가작품으로 1894년 갑오년 동학농민혁명이 그 주된 이야기를 이루고 있으며 개항 때부터 갑오년까지의 고난의 움직임과 외세와의 역학관계가 군데군데 삽입되어 있다. 연극이 너무 무거워서 임진택 선생은 거기에 소리를 붙였다. 80년대 광주항쟁 직후, 무슨 공연에도 광주항쟁과 연결해서 가슴 아픈 작품을 할 때였다. 그 사이 동학농민혁명은 1994년 100주년을 맞이한다. 전라북도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회를 조직하고 1994년에 전주에서 100주년기념행사를 치렀다. “1994년에 동학이 완전히 일어났어. 그해에 한편으로는 고부 역사맞이굿을 하면서 전체 동학100주년 기념사업을 하면서 한편으로 1982년에 했던 전체로 판소리로 만들었는데 실패했지.” 다시 왜 전봉준인가, 왜 동학인가. 선생은 말한다. 동학은 과거가 아닌 현재이고 미래라고. 동학에 들어있는 사상을 다시 생각하자고. 동학이 말하려고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선생은 또 말한다. 귀천이 없는 평등이었다, 척양척왜의 자주였다, 그리고 동학은 궁극적으로 생명사상이다. 사람이 한울이라 하지 않는가. 선생이 걸으면 다 길이었다. 맨 앞에서 걸었다. 마른 풀들이 일어서서 길을 내어주었다. 길 잃은 새들은 선생이 가는 길을 따라 더 멀리 날아가기로 하였다. 글 신채원 * 이 글은 천도교중앙총부 동학혁명정신선양사업단에서 발행한 매거진 <동학집강소>에 게재된 글을 재구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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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에 펼쳐지는 “디지털 잼버리” 준비 완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이종호 장관은 7월 28일(금) 오후 12시40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이하 ‘새만금 세계잼버리’, 8.1일~8.12일)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전라북도 부안군 새만금 잼버리 부지에 방문하여 디지털 인프라 및 서비스 지원 현황 등을 점검하였다. 이번 방문은 지난 7.21일(금) 개최한 새만금 세계잼버리 통신장애 예방·대비상황 점검회의에 이어 과기정통부가 그간 추진해온 디지털 지원 방안이 현장에서도 차질 없이 준비되었는지 직접 확인하고 점검하는 것으로, 4일 앞으로 다가온 잼버리가 안전한 환경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28㎓ 5G 기지국을 활용한 WiFi, 지능형 기술이 적용된 CCTV 등 디지털 인프라 및 디지털 서비스를 중심으로 점검을 진행하였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4년마다 열리는 전세계 청소년들의 야영 축제로 이번에 개최하는 새만금 세계잼버리는 158개국에서 4만 3천여 명의 청소년이 참석하는 코로나 19 이후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이다. 우리나라의 디지털 기술을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지원’ 이종호 장관은 먼저 XR·메타버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새만금 메타버스 체험관과 망원경·태양관측카드 등 과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이동천체과학관을 방문하여 청소년들이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 준비 상황을 점검하였다. 디지털 서비스 지원 현장에서 이종호 장관은 “새만금 메타버스 체험관은 대한민국의 최신 디지털 콘텐츠를 오감으로 보고 만질 수 있는 곳” 이라며 “새만금 잼버리에 찾아오는 청소년들이 꿈과 미래를 그리고 대한민국의 디지털을 기억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체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편리·안전한 대회를 위한 통신·정보보호 ’인프라 지원‘ 이어서 디지털 인프라 구축 현황 등을 점검하기 위해 잼버리 공원에서 시설물 현황, 안전 대책 등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 준비상황을 보고받고 AI 기반 지능형 기술이 적용된 CCTV 관제센터를 방문하여 행사기간 중 화재, 금지 구역 침입 등의 사고 발생을 자동 감지하는 모의 시연을 실시하였다. 또한, 잼버리 병원, 종합상황실 등이 운영되는 복합시설인 글로벌리더센터에서는 실내 방역 및 다과 서빙을 위한 자율주행로봇 운용상황을 점검하였으며, 28㎓ 5G 기지국을 활용한 WiFi 시연을 통해 다중밀집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Wifi 속도도 직접 점검하였다. 마지막으로 대회기간 중 국제우편서비스를 제공하고 BTS 우표 등 각종 우편상품을 판매할 예정인 잼버리 우편스토어도 방문하여 직원들을 격려하면서 “그간 과기정통부는 잼버리 기념우표를 발행하고 디지털휴먼 홍보대사를 제작하는 등 새만금 잼버리를 알리기 위해 디지털 기반 홍보를 지원해왔다”며, “잼버리 대회 기간 동안 많은 청소년들이 우리나라의 첨단 디지털 기술을 느끼고 돌아갈 수 있도록 대회 마지막까지 조직위와 협력을 통해 디지털을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지원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