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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 천도교 여성의 삶과 새로운 시작

기사입력 2023.11.1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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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도교여성회 창립 100주년 맞이 학술 세미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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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회본부는 10월 21일(토)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동학, 천도교여성의 삶과 새로운 시작!” 이라는 주제로 중앙대교당에서 학술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천도교 여성회가 독자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는 건 10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천도교 여성회 100년의 역사를 조명하여 안으로는 교인들에게 긍지를 안기며 밖으로는 천도교를 외치고자 하는 희망이 있었다. 

    부산예대 교수를 역임하고 교단에서 여러 요직에 근무 한 바 있는 김춘성 선도사의 역할이 컸다. 세미나의 목적에 맞게 방향성을 제시하고 천도교인 중에서 발제를 하실 분들과 토론을 해주실 분들을 찾아 섭외하고 주인의식을 가진 여성들로 채워진 발제자들과 그에 대비되는 비판적 시각으로 토론에 응해줄 남성들로 채운 토론자들의 모습을 이루어내었다. 

    그리고 기조 강연으로 이번 세미나의 방향성과 개요, 천도교 여성 100년의 성찰을 통하여 생각해야 할 앞으로의 과제를 제시하였다. 

    강연 말미에 천도교 여성회가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고 보는 ‘생명’과 ‘살림’이라는 주제를 통해 태교와 청소년 인성교육, 예비부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부화부순’법, 수련을 통해 집중력과 정신력을 강화하는 법, ‘수심정기’ ‘이신환성’으로 마음의 평화를 얻는 법 등의 일들을 실천하고 전 지구적 위기에서‘지구 어머니’로서의 역할로 나아가기를 기원한다고 하였다. 

    맨 먼저 발제자로 나선 동국대 정혜정 교수는 “일제하 천도교 여성운동론은 여성 억압의 여러 요인을 고려한 운동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야만성으로부터 비롯된 여성 억압을 극복하기 위하여 여성운동의 사상적 토대를 사람성주의(인내천주의)의 자천자각과 천지공경의 인간 본연성 표현에 두었고, 여성의 가사를 중시함과 동시에 사회적 진출을 중시했으며 남녀관계를 상보적 동지 관계로 설정하고 가정 개벽과 후천개벽의 주체로 여성해방, 인간해방을 지향해 나아갔던 것이다. 그리고 이는 단순한 여권신장운동이 아니라 우주원리에 대한 새로운 인식 전환을 도모한 점에서 인간 본연으로 돌아가는 근원 적 운동이기도 하였다. 여성 억압의 해소는 만물일기(萬 物一己), 우주생명의 각성을 이루어나갈 때 여성 억압도 청산될 수 있음을 간파한 것이라 할 수 있다.”라고 정리해 주었다. 

    소설가 김춘옥은 송기숙의 「녹두장군」과 박태원의 「갑오농민전쟁」 중심의 소설로 본 동학 여성 인물 연구에서 먼저 천도교 여성회는 회원들에게 종교성을 통한 영적 안정과 자존감을 높일 수 있게 도와야 한다. 더 나아가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제적인 기능을 하루빨리 회복해야 한다. 

    천도교는 생활의 도를 강조한 종교이다. 지난 100년이 내수도의 존엄과 문명의 개화를 위한 개벽 운동이었다면, 앞으로의 100년은 영성을 바탕으로 한 사회활동으로서의 개벽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경희대 이상임 교수는 상대적으로 조명을 받지 못한 경주 용담정을 중심으로 활동한 최윤, 양이제 두 여성 인물을 소개하며 이러한 분들의 땀과 노력은 동학, 천도교의 글로컬리제이션(중앙과 지방을 아우르는, 목적과 실천을 모두 함축하는 뜻)을 이루어낸 주된 원동력이라 평가하였다. 

    현재 천도교는 동학농민운동과 역사적 차원을 연계하여 이해되고 있으며 천도교가 동학을 계승했다는 점을 아직 널리 인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미래를 바라보면서 현재 천도교 안의 동학 사상이 어떻게 재해석되고 실천되어야 할지, 깊은 고민을 지닌 연구를 요청한다 하였다. 

    또한 이런 맥락에서 천도교 여성회 100주년에 즈음하여 구체적으로 남녀평등이라는 문제의 측면에서 아래와 같은 제안을 하였다. 

    1. 현대 사회에서 여성은 부인, 어머니의 역할뿐만 아니라 사회의 일원, 즉 남성과 동등한 직업인으로서 자발적으로 혹은 비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삶 속에서 천도교는 아내나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넘어서 다양한 형태의 역할을 수행하고, 또 전통적 모습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삶을 영위하는 여성들을 포용하고 여성 동덕들의 삶과 신앙에 부응하는 구체적 방향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2. 남녀평등의 관점에서 수운과 해월의 평등사상은 아직도 구호에만 그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현시점에서 천도교의 다시 개벽을 기대하면서 그 변화를 주도할 주역으로서 여성 지도자의 출현을 기대해 봄직하다. 그리고 이렇게 다가올 미래적 성취는 여성 동덕들의 분발은 물론 수운과 해월의 평등사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남성 동덕들의 적극적 협조가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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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균관대 박소정 교수는 동학의 역사에서 중요한 시기를 온몸으로 살아냈으나 기록되지 못한 따님들의 삶을 여성 오대에 걸쳐 재구성함으로써 동학 여성의 역사를 다루는 한 방법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동학의 소중한 가치인 ‘모심’과 ‘살림’을 이어받고 물려주는 가운데 한국 근대사의 여러 장면을 통과하고 있는 여성을 위한 역사이자 모든 한울님들의 역사이기도 한 본인 집안의 이야기를 다룸으로써 오늘날 동학 연구자로 자립하게 된 자신의 과정으로 연결 지은 면이 흥미롭다. 다만 천도교 여성회 100년의 가치를 학술적인 면에 중점을 두다 보니 천도교식 의절을 생략한 것이 논란의 여지가 있고, 세미나 방식과 발언 순서, 마이크 사용법 등에 대해 사전 소통이 어긋나는 바람에 행사의 시작과 과정이 모두 어수선했던 점과 소리가 분명하게 전달되지 못 한 점은 운영 미숙의 유감으로 남는다.

    천도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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