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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쇠운이 지극하면 성운이 오지마는

기사입력 2024.05.2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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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담정 포덕문.png

    수운대신사님께서 권학가에서 시운과 관련하여 말씀하시길 “시운을 의논해도 일성일쇠 아닐런가 쇠운이 지극하면 성운이 오지마는 현숙한 모든 군자 동귀일체 하였던가”라고 하셨다. 

    과거 창도기부터 동학혁명, 삼일운동을 거치면서 동덕님들은 스승님의 말씀을 따라 동귀일체를 하면서 국가와 교회에 헌신적으로 참여하고 활동하였다. 선배 동덕님들은 궁을을 가슴에 품고 주문의 힘으로 동학혁명과 삼일 운동을 하였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인다. 그 당시 사회적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였지만 포덕천하, 보국안민, 광제창생, 지상천국 건설로 가는 그야말로 신명나는 동학군, 천도교인의 삶이었을 것이다. 

    현재 우리 교단은 어떠한가. 과거에 비해 쇠운이 지극해 보이고 침체해 있다. 성운이 온다고 하지 마는 누가 천도교를 성운의 물줄기로 돌려놓을 것인가? 누가 모든 교인들이 동귀일체 하도록 할 수 있는가? 누구는 바로 우리들이어야 한다. 그냥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면 성운이 오는가? 

    마치 시험을 치러야 할  학생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시험 준비를 잘 해야 하는데 게으름 피우고 공부하지 않으면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없듯이 우리도 성운으로 가는 노력을 정성스럽게 하고 동귀일체를 한다면 쇠운을 성운의 물줄기로 되돌릴 수 있을 것이다. 

     

    권학가는 수운대신사님께서 포덕 2년 말에서 포덕 3년 초 사이에 전라도 은적암에서 저술하신 것으로 후학들이 명심해야할 중요한 교훈의 말씀들을 하시면서 흠재훈사하라고 하셨다. 

    몇 가지를 더 살펴보면 먼저 사람은 경천 순천해야한다라고 하셨다. 

    “효박한 이 세상에 불고천명 하단말가 장평갱졸 많은 사람 한울님을 우러러서 조화중에 생겼으니 은덕은 고사하고 근본조차 잊을소냐 가련한 세상사람 각자위심 하단말가 경천순천 하였어라.” 

    우리의 문제는 바로 경천순천하여 동귀일체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각자위심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각자위심을 하면 에너지가 분산되고 갈등이 심화되어 될 일도 안된다.

     

     “만고없는 무극대도 이 세상에 창건하니 이도역시 시운이라 일일시시 먹는 음식 성경이자 지켜내어 한울님을 공경하면 자아시 있던 신병 물약자효 아닐런가 가중차제 우환없어 일년 삼백 육십일을 일조같이 지내나니 천우신조 아닐런가.” 

     

    우리가 매일 매일 먹는 음식도 지극한 정성과 공경으로 지켜내어 한울님을 공경하면 물약자효되고 집안도 편안하게 되는데 이것 또한 한울님의 도움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어화세상 사람들아 세세명찰하온 후에 잊지 말고 지켜내어 성지우성 공경해서 한울님만 생각하소.”라고 하셨다. 세상 사람들이여 한울님만 생각하고 한울님을 성지우성으로 공경하라는 말씀을 여러 번 강조하셨다.   

     

    권학가 마지막 절에서는 “어진사람 만나거던 시운시변 의논하고 백년신세 말하거던 이글 주고 결의해서 붕우유신 하여보세.”라고 하셨다. 

    대인 관계의 중요한 말씀으로 천도교인으로서, 동학을 하는 후학으로서 마땅히 지켜 나가야 할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어진사람 만나거던 세상 돌아가는 일 이야기하고 인생을 말하거던 이글을 주고 결의하라고 말씀하셨다. 

    권학가에는 수운대신사님께서 후학들이 실행해야할 중요한 말씀들을 명교하셨는데, 이러한 말씀들을 새기고 또 새겨서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우리는 교단의 집행부가 바뀔 때마다 천도교의 발전 방향을 토론하고 수없이 많은 질문과 제안들이 나온 것을 보아왔다. 그러나 실행이 잘 되지 않아서인지 항상 교단은 제자리걸음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교단의 문제를 해결하는 특별한 해답이 별도로 있지 않다. 경전 속에 모든 해답이 있다. 당연히 경전공부를 열심히 하여 문제의 해답을 찾아내어 실행에 옮겨야 한다. 그리고 침체된 교단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쇠운을 종식하고 동귀일체하는 성운의 길로 나아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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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암 정의필(울산교구, 울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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