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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월이 뿌린 씨앗, 3·1로 피어나다

기사입력 2026.02.26 19:11 조회수 44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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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월 사상과 3·1 독립선언서의 사상사적 연관성

    “사람을 섬기기를 하늘같이 하라.”

    해월 최시형 신사님께서 남기신 이 말씀은 인간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근본 원칙을 제시하신 가르침입니다. 사람을 하늘로 보라는 인식은 인간 존엄의 절대성을 밝히신 선언이라 할 수 있습니다.

    1919년 3월 1일, 민족대표 33인은 조선의 독립을 선언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선언은 단순한 정치적 사건에 앞선 사상적 토대 위에서 이루어진 것이었습니다. 그 배경에는 동학을 창도하신 수운 최제우 대신사님으로부터 이어진 인내천(人乃天)의 사상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인내천은 하늘을 초월적 존재로만 이해하지 않고 인간 존재 안에서 발견하고자 하신 사상입니다. 해월신사님께서는 이를 ‘사인여천(事人如天)’이라는 실천 윤리로 구체화하셨습니다. 이는 인간을 수단이 아닌 존엄한 존재로 대할 것을 요청하신 가르침이었습니다.

    외세의 침탈과 사회적 혼란이 지속되던 시기, 이러한 사상은 단순한 종교 교리를 넘어 사회 인식의 기반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인간의 존엄과 자각을 강조하신 흐름은 이후 민족적 각성의 중요한 토양이 되었습니다.

    이 점에서 3·1 독립선언서 는 단순한 정치적 요구서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선언서에 나타난 자주와 평등의 언어는 인간 존엄에 대한 인식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조선은 독립국이며 조선인은 자주민이다”라는 문장은 민족의 자주를 밝힘과 동시에 인간의 주체성을 천명한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3·1운동 과정에서 천도교 세력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는 사실은 이러한 사상적 연속성을 보여줍니다. 인내천의 가르침은 이미 민중의 의식 속에 확산되어 있었으며, 이는 비폭력적 만세운동이라는 형태로 표출되었습니다.

    3·1은 무력 투쟁이 아니라 자각에 기반한 집단적 의사 표현이었습니다. 해월신사님께서는 1919년을 직접 경험하지는 못하셨으나, 그 사상은 이미 정신적 토대로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오늘의 과제는 이러한 역사적 연관성을 단순한 기념 차원에 머물게 하지 않는 데 있을 것입니다. 인내천이 제기하신 인간 존엄의 문제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사람을 어떻게 인식하고 대할 것인가 하는 물음은 과거의 논제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해월신사님께서 제시하신 사상은 3·1이라는 역사적 장면 속에서 한 차례 구체화되었습니다. 그 의미를 어떻게 이해하고 계승할 것인가는 결국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책임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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