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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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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꽃

온 세상 제일 예쁘다. 엄마 엄마 우리 엄마 꽃

며칠 전 우연히 추석 특집 ‘신동 가요제’라는 프로를 보게 되었다. 그중에 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 참가자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인 트로트 신동 김태웅이다. 겨우 8세인 어린이가 ‘엄마 꽃’이란 노래를 나이에 걸맞지 않게 감정을 실어 잘 표현해서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아들딸을 키우시느라 버려야만 했던 것들,

후회한 점 없으시다는 나밖에 모를 사람

꽃이 피었네. 꽃이 피었네. 우리 엄마 젊었을 적에

눈물이 나요. 눈물이 나요. 나 땜에 변한 것 같아

그래도 온 세상 제일 예쁘다. 엄마 엄마 우리 엄마 꽃”

 

노래를 듣는 내내 가사 구절구절이 가슴을 후벼 파 나도 모르게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인터뷰에서 “엄마가 밤늦게까지 일하느라 몸이 아파서 의료기기를 선물로 받아 꼭 안마해드리고 싶다.”라고 말해 더더욱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한창 재롱 피울 개구쟁이 8살짜리 어린아이가 어떻게 저런 속 깊은 마음을 보여줄 수 있을까?

세상은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지만, 어쩌면 저런 효심이 가득한 어린아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나의 어린 시절을 돌아본다.

 

내 기억에 우리 세대의 자식은 살면서 늘 굽이굽이 어머니의 근심이고 걱정거리였다.

자식 키우느라 고생하시는 동안 빠지는 머리카락과 늘어나는 주름살, 허약해져 가는 몸,

말로는 돈 벌면 꼭 부모님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세상일에 시달리다 보니 이런저런 핑계로 또다시 부모 보살핌은 늘 뒷전으로 밀려 버렸다. 이제 철들고 보니 내 곁에는 부모님이 떠나시고 안 계신다.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나는 태웅이처럼 부모 마음을 이해하는 착한 아들이 될 수 있을까?

 

엄마는 늘 물에 말은 식은 밥, 먹다 남은 생선 뼈, 뭉개진 포도알, 깎고 남은 사과 꼬투리, 이런 음식을 좋아하는 줄 알았다.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으며 오로지 자식을 위해 헌신하신 어머니의 마음을 어찌 그리도 몰랐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리석고 바보같이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가슴이 미어지게 아프다.

 

반면에 따뜻한 추억도 떠오른다.

“어릴 적 어미 품, 배를 어루만지시던 약보다 따뜻한 그 손길이 생각난다.”

가수 송대관과 전영랑이 불렀던 ‘약손’의 노래 가사다.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추억일 거다. 동동 구를 정도로 갑자기 배가 아팠는데, 엄마가 손으로 배를 어루만져주면 감쪽같이 배앓이가 멈춰 버린다. 그래서 엄마 손은 약손이라 했다. 엄마의 따뜻한 온기가 담긴 약손은 어느 진통제보다 효과가 좋았다. 아마도 엄마의 따뜻한 사랑으로 불안과 긴장이 풀려 심리적 안정을 되찾아 위와 장의 경련이 수그러든 게 아닌가 생각한다.

 

커오면서 우리는 나만 생각했지, 누구보다 헌신적인 사랑을 주었던 어머니의 건강에는 관심을 두지 못했다. 어머니가 평생 가족을 위해 희생하시다 병든 줄도 모르고, 홀로 이 긴 시간 그 고통을 참고 있는 줄 몰랐었다. 이런 불효막심한 자식이 어디 있단 말인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미리 알았으면 조기 치료를 통해 완치도 가능했을 텐데….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이 평범한 말이 이제는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나도 겪었지만, 주위에 어르신의 오랜 투병 생활로 힘들어하는 가정을 지켜봤다. 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극진하게 환자를 돌보던 가족도 병간호가 길어지면 지치게 마련이다. 화목했던 가정이라도 해도 오랜 병치레에 당할 장사는 없다. 마지못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요양병원으로 부모님을 모시게 된다. ‘긴 병에 효자 없다’라는 옛말은 현재 진행형이다.

 

간혹 나이 드신 분들은 ‘자다가 편히 죽고 싶다’라는 말을 한다. 잠깐 스쳐 지나가는 말이 아니라 진심일 거란 생각이 든다. 나도 환갑을 지나고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 적이 있다. “늙으면 무엇보다 가족들에게 부담 주지 말아야지.”. 남들보다 덩치가 큰 나를 돌보기 위해 힘들어하는 가족의 모습을 생각하니 상상만 해도 끔찍스럽다.

 

어머니 나이를 살아보니 내 어머니도 그러셨을 것 같다. 특히 나는 외가 식구들이 대부분 당뇨로 고생하시다 돌아가셔서 당뇨 가족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머니께서도 오랜 당뇨병으로 고생하셨고, 그 합병증으로 5년간 병마에 시달리다 환원하셨다. 그래서 식생활 습관 개선과 운동밖에 도리가 없다. 육식을 피하고 소식하는 습관을 기르고, 하루에 만 보씩 걷기로 목표를 잡았다. 새벽 기도식 후 걷기 운동을 시작한 지 벌써 넉 달째 접어들었다. 비가 와도 우산 쓰고 걸었고,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걷고 또 걸었다. 자기 몸은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

 

예전에 신문 기사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요즘 부모들은 어차피 자식에게 죽을 팔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늘그막에 가진 재산을 진작 물려주지 않다가는 맞아 죽을 판이고, 일찌감치 다 줬다가는 굶어 죽을 지경이다. 그나마 노후를 위해 얼마간의 재산을 갖고 있다가는 졸려 죽는다고 한다.’

예로부터 효(孝)에 관한 우리의 정서는 각별하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니 그 풍조 또한 바뀌는 모양이다. 부모 돌봄에는 관심이 없고 상속재산에만 눈독을 들여 법정 다툼까지 벌이는 비정한 자식들은 그냥 두고 보자니, 참 세상이 말세다.

 

아는 지인의 일이다. 평소 어머니를 제대로 모시지도 않았던 사람이 돌아가시고 나니, 갑자기 세상에 둘도 없는 효자가 돼버렸다. 제단도 꽃도 아끼지 말고 제일 거창하고 아름답게 꾸며달라고 부탁한다. 돌아가신 후에는 아무 소용이 없는데 낳아준 부모라고 어머니와의 마지막 이별은 슬픈 모양이다. 마지막 가는 길만은 편안하고 안락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겠지.

 

 

 

 

효자 트롯 신동 김태웅 어린이의 효심에 커다란 응원의 박수를 보내면서 부모님의 사랑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좋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엄마 꽃’ 노래를 들으면서 어머니의 고마움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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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용암 주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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