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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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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심관

수인당 손윤자_부산시교구 교화부장

모시고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에 대교당에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시일식을 함께 보게 됨을 감사합니다. 그동안 안녕히 들 잘 지내셨지요? 어르신들 항상 건강하시길 심고 드립니다.

 

스승님께서는 “심학이라 하였으니 불망기의 하였어라”라고 용담유사에 말씀을 해두셨습니다.그래서 오늘은 우리가 마음을 닦고 성품을 보는 공부를 해나가는 과정을 잘 설명하고 있는 의암성사님 『무체법경』 1 성심변, 2 성심신삼단, 3 신통고, 4 견성해, 5 삼성과, 6 삼심관, 7 극락설, 8 성범설, 9 진심불염) 중에서 6번째 단원인 삼심관(三心觀)편을 중심으로 말씀을 드려 볼까 합니다.

의암성사님께서는 삼심관 편에서 “도의 세 가지 마음의 계단이 있으니 마음을 닦고 성품을 보려는 사람은 만약 이 세 가지 계단의 묘법이 아니면 좋은 성과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설법을 시작하고 계십니다.

그 첫째가 허광(虛光)심의 자리입니다. 이 자리는 마음공부를 하는 첫 계단이 되겠습니다.

‘한울님 모심’(강령)을 체득하고 ‘한울님의 가르침’(강화)을 받기 시작하는 수련의 초보적 마음의 변화 과정으로써 세상 물욕에 젖어 있던 나 자신이 한울님 모심을 몸소 체득하고 나니 온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용담정 마당의 자갈들은 별같이 빛나고, 산천의 초목들은 기쁨으로 넘치고, 수도원에 오신 모든 분은 다 신선으로 변하고, 이전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눈 앞에 펼쳐지니 실로 의암성사께서 「입진경」(675)에서 말씀하시고 계시듯이 “필시 선경이요, 별세계”가 내 앞에 나타납니다.

이 자리는 나 자신의 마음이 회복하는 것 우선으로 시작합니다. 쉬지 않고 마음공부를 계속하게 되면 한울님의 가르침을 받는 자신으로 변화하게 되는데, 보이고 들리고 느껴지고 깨달아지고, 생각하면 알게 되고, 선 악 분별이 분명해지고, 좋은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그대로 표현하기도 하게 되고, 마음은 여리고 예민해지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수련을 시작하기 전보다 다른 사람들과도 상충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 가족에게도 더 많이 신경을 쓰다 보니 가족들은 간섭이라 생각하게 되고 본인의 생각대로 따르기를 강요하는 일도 생기면서 1년 365일이 화순(和順)해야만 하는 내 가정에 자칫하면 불화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마음 단속하기를 정말 지성으로 해야 하며 가족 모두가 수련을 같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때는 혼자서 공부하는 것보다는 여럿이 같이하고, 수도원을 자주 다니면서 강의도 듣고 선배들의 조언도 구하고, 반드시 경전을 늘 살펴서 스승님의 가르침에 어김이 없는가를 스스로 점검하며 정진해야만 바르게 빠르게 공부가 되어질 겁니다.

이 자리는 공부하는데 지루함이 일어나지 않는 곳으로써 주문 한독 한독 하는 것만큼 지혜도 능력도 나오는 재미나는 자리입니다. 사람마다 공부하는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저는 공부를 시작하여 한 번도 한울님께 뭔가를 묻지 않았습니다. 한울님께서는 제 공부가 되는 정도에 따라 보여 주시고 일러 주시고 안내해 주시고 매매 사사를 간섭해 주셨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공부한 방법이 옳다는 것은 아니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이 허광심의 자리는 힘이 나오는 자리이긴 하지만 아직 성숙하지 못한 자리이기 때문에 능력을 함부로 쓴다던가. 스스로 알게 된 것을 그대로 발설하는 일은 삼가셔야 합니다. 어떤 능력을 얻었다고 그 능력을 오래도록 간직하고자 한다던가. 능력을 함부로 쓴다던가. 하는 일은 삼가야 할 것이며 능력을 오래도록 가지고 있고 싶다 해도 시간과 비례하여 바래 지고 힘도 줄어들게 되는 것이 천도의 자연한 이치입니다.

의암성사님께서 이 자리에는 특별히 력(力) 자를 부쳐서 허광심력이라 말씀하시고 “여기에 멎어서 구하지 않으면 내 반드시 찬성하지 않을 것이니 스스로 힘써 분발하여 또 한 단계를 나아 가라”고 하셨습니다.

 

단 이것을 꼭 잊지 말아야 합니다. 쉬지 말아야 합니다. 처음 수련을 시작하여 최소 3년은,

그래야만 스승님께서 말씀 해 놓으신 경전의 말씀들은 하나도 어김이 없는 것을 알게 되고 내 스스로도 도가 무엇인지 한울님의 존재를 확신하고 믿음이 반석같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언제나 어디서나 한결같이 감응하고 계시는 한울님 감응을 감지할 수 있는 내가 됩니다.

한울님의 감응하심을 감지하지 못한다면 신앙을 하는 데 감사함이 동반되지 않고 나날이 새로운 나로 세상을 살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되어 집니다.

 

둘째는 여여(如如)심입니다.

이 자리가 바로 진성의 자리, 없는 것도 없는 자리, 불생불멸의 자리_(육신은 생사가 있으나 성령은 생사가 없음), 인연 없이 생함을 이룰 수 있는 자리, 본래의 나, 무궁한 이 울 속에 무궁한 나, 무선무악의 자리_(세상 속에는 선악이 있는데 선악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뀌기도 합니다.) 오는 것도 가는 것도 없는 자리, 위도 아래도 없는 자리, 더 하는 것도 새는 것도 없는 자리, 성품과 마음의 본체는 비고 끊긴 자리입니다. (공단)

이 우주의 삼라만상은 이 비고 끊긴 자리에서 본래 인연 없이 생함을 받은 것입니다.

다시 말씀을 드리면 형상이 없는 무형의 세계가 지금 형상을 갖추고 있는 이 세상의 근본이 된다는 말씀입니다.

형상이 없는 곳에서는 형상을 갖추고자 무한한 발전을 거듭하고 형상을 갖춘 곳에서는 형상을 없이 하고자 무한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는 유를 낳고 유는 무를 낳고 이것을 무한 반복하는 것이 바로 천도의 이치입니다.

이 여여심의 자리는 내가 몸을 갖추고 이 세상에 나타나 있으면서 내가 형상을 갖추기 전의 세계를 체득하는 과정이 되겠습니다.

이 여여심의 경지에 나아 가게 되면 의심스러움이 없어지고 모든 사람들의 언행이나 사물이 나 그 어떤 일이라도 용납이 되고 이해가 되고 마음이 넉넉해지고 어떤 사람, 어떤 일도 다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이 생겨나는 자리입니다.

육신의 내가 아닌 본래의 나는 죽지 않는 불생불멸의 존재임을 자각하게 되고 무한한 감사함과 희열을 맛보게 되고 마음의 조급함이 없어지고 편안할 수가 있습니다.

 

이 자리의 공부가 되신 분은 이제 천천히 쉬어 가면서 공부를 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포덕 125년 7월에 수련을 시작하여 잊지 않으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 오던바, 포덕 128년 7월 2일 우리 교당에서 월례 수련을 하는데 눈앞에, 위에는 없을 무 왼쪽에는 무선 무악 오른쪽에는 불생불멸 아래에는 본자리, 이렇게 마름모 모양의 그림이 그려지고 그 옆에는 큰 동그라미의 옥색 빛을 발하는 물체가 보이고 그 바로 밑에는 정말 작은 옥색 빛을 띤 점이 보였습니다.

그 형상을 본 저는 무릎을 탁 쳤습니다. 저 큰 옥색 빛의 동그라미는 한울이고 점 같은 옥색 빛은 ‘나’구나, 그렇다면 나는 저 한울에 서 와서 형상을 갖추고 세상에 살다가 이 육신이 다하면 다시 저 한울로 가는구나. 그럼 본래의 나는 영원불멸의 존재로서 죽지 않는구나. 나는 죽지 않는 존재다. 라는 것을 깨닫고 한없이 감사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그제사 나를 돌아보니 스승님께서 말씀하신 3년이 되어 있었습니다. 정말 세월이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2달 동안은 너무도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아무것도 없는 비고 끊긴 이 자리가 도의 정점이라면 그토록 쉬지 않고 달려온 나 자신이 뭘 한 것인지 허탈감이 들었습니다.

 

그때 「삼심관」에서 본 단어가 있었으니…….

셋째는 자유(自由)심입니다. 유형한 내가 무형한 한울의 이치를 깨닫고 다시 유형한 세상 속에서 스승님의 도를 행하며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마음공부의 계단입니다.

이 자리는 내가 무엇이 되고자 하지 않는 자리. 무엇을 이루고자 애쓰지 않는 자리. 마음 없이 행(行)하고 거리낌 없이 행함이 나오는 자리. 애써 기억하지 않아도 때에 맞게 행(行)이 나오는 자리로 아무것도 없는 듯 하나 무엇이든지 있는 자리. 그래서, 좋으면 좋고, 착하면 착하고, 노하면 노하고, 살면 살고, 죽으면 죽고, 모든 일과 모든 쓰임을 마음 없이 행하고 거리낌 없이 행하는 자리입니다.

 

“한울도 비지 아니하고 만물도 끊기지 아니하니 도가 어찌 빈 데 멎으며 만물이 어찌 끊긴 데 멎으리오.”

“성품은 근본과 끝이 없고 이치는 처음과 나중이 없다.” 이르시고 “성품과 마음이 자유로우면 도가 반드시 끝이 없을 것이요, 세상이 반드시 자유로우면 세상이 또한 없어지지 않을 것이요, 사람이 반드시 자유로우면 억만 사람이 마침내 이 자유를 깨달을 것이라”라고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음 또 뵙겠습니다.

 

포덕 164. 7. 30. 대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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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당 손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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