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11.22 17:08
TODAY : 포덕165년 2024.11.24 (일)
모시고 안녕하십니까? 오늘 설교를 맡은 원암 김창석입니다.
아침저녁 날씨가 부쩍 쌀쌀해졌습니다. 여러 숙덕 어르신 사모님들 건강 잘 챙기시길 심고 드립니다. 설교에 앞서 제 소개를 간략히 올리겠습니다. 저는 포덕 109년, 1968년 경남 창원에서 태어나 중학교 때 천도교에 입문하였습니다. 이후 대학 진학 차 서울에 올라와 대학생 단 단장 등을 맡았으며 현재 공직에 몸담고 도가를 이뤄 부족한 가운데 나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설교의 제목을 ‘한울님을 바르게 믿자’로 정해보았습니다. 신앙은, 종교는 믿는 것이며, 무엇보다 바르게 믿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이 ‘한울님을 바르게 믿자’라는 내용을 대신사님께서 처음 이 세상에 도를 펴신 <포덕문> 에 비춰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포덕문>은 한울님의 도와 덕을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밝히신 글로, 신앙의 핵심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든 시작이 중요하다고, 저는 우리가 바르고 참된 신앙을 하기 위해서는 이 <포덕문>을 각별히 유념해서 숙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한울님을 믿어야 한다
먼저 첫째로, 대신사님은 <포덕문> 첫머리에서 춘추와 사시, 비와 이슬의 혜택이라는 우리 삶 주변의 사례를 들어 한울님의 존재와 덕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는 한울님을 믿으라는 뜻입니다. 한울님은 엄연히 계시며,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은덕을 베풀고 계신다는 것을 믿으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도와 덕을 펴는 데 있어 대신사님의 자상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냥 무조건 믿으라는 것이 아니라, ‘보아라, 네가 주변에서 보고 겪는 이런저런 것이 바로 한울님이 계신다는 증거이고 이 모든 것이 한울님의 은덕이다’라고 아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그 속뜻은 한울님을 믿으라는 것입니다.
믿음이란 무엇입니까? 우리가 믿을 신(信)을 그렇게 강조합니다만, 믿음은 어떻게 하면 생기는 것이며 능해질 수 있는 것일까요? 그냥 내가 ‘믿겠다, 믿는다’ 하면 믿음이 생기는 것입니까? 저는 믿음은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상이 진리든 사람이든 내가 마음으로 수용할 때 믿음은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믿음이 없다면 천도와 천덕도 그 의미를 잃을 것입니다.
<포덕문> 앞부분에 바로 뒤이어 대신사님께서는 옛날 오제 이후의 실제 사례를 들어 보다 구체적으로, 한울님은 계시며 그 한울님을 기준 삼아 일동일정과 일성 일패를 천명에 부치는 삶을 삶으로써 사람은 군자와 성인에 이르고 사회는 평안하고 아름다운 도덕 문명을 이루었노라고 거듭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는 한울님이 우리의 삶 속에 계시며, 한울님을 믿고 은덕에 감사하고, 정성 공경을 다 하는 거기에 평안과 행복의 길이 열릴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는 다시 한번 한울님을 받아들이고 믿으라는 간곡한 말씀으로 들립니다. 우리는 이 <포덕문>의 앞부분부터 각별히 유념해서 읽어나가야 할 줄로 압니다.
한울님이 직접 가르치는 후천운수
다음 둘째로, <포덕문>에서 대신사님은 당신이 한울님과 직접 대화를 나누시던 천사문답(天師問答)의 광경을 생생히 전달하고 계십니다.
한울님과 직접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합니까? 여러 선생님 사모님들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이는 후천시대에는 선천 때와 달리 한울님이 직접 가르침을 베푸신다는 뜻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사실 경전 여러 곳에서 말씀하시거나 암시하고 있습니다. 의암성사법설 <각세진경>에서 “나와 한울의 기운이 서로 합하여 한울과 사람이 말을 서로 들으며, 뜻과 생각이 서로 같아서 모든 일을 능히 통하는 것이니라”라고 하신 것이나, 역시 성사님 법설 <권도문>에서 “방금 성령이 현세하여 밝음이 엄숙한지라, 능히 근본을 알아 지키는 데에는 선생의 밝은 도로써 명하여 가르치심이 있어 홀로 묘연한 사이에 받음을 알 터이요”라고 하신 등에서 잘 나타나 있습니다.
우리가 한울님을 바르게 믿고 바르게 정성을 들이면, 한울님은 반드시 바른 가르침을 베풀어 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한울님의 가르침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봅니다. 하나는 깨달음, 즉 어떤 것을 알게 해주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깨닫게 될 때 모호함과 불안함이 없어지고, 고비를 넘기고 마음이 시원해지고 확신이 드는 것을 경험합니다. 나를 둘러싼 상황과 나아갈 바에 대해 분명한 판단이 서게 됩니다. 즉, 보다 현명해지고, 한울님의 뜻과 스승님의 가르침에 더욱 맞게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한울님의 가르침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공부가 더해지면 한울님은 내가 해야 할 일, 사명에 대해서도 가르침을 베풀어 주십니다. 즉, 한울님께서는 내가 천도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 나를 이 세상에 내실 때 부여하신 사명을 알게 해주시고, 또 이를 이뤄나갈 방안에 대해서도 해답을 주실 것입니다.
즉, 후천시대는 한울님과 내가 서로 하나로 일치하여 나아가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이는 동시에, 이러한 삶을 살지 못한다면, 한울님의 뜻과 스승님의 가르침에 어긋나게 되어 나의 삶을 제대로 살아갈 수 없게 됨을 뜻하기도 합니다. 말 없고 소리 없는 한울이 가장 무섭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이 점을 생각하면, 천도에 인연을 맺은 것이 너무도 큰 복이지만, 동시에 얼마나 조심해야 하는지, 항상 삼가고 살피며 나아가야 하는지 알게 되어 몹시 두려운 마음이 앞섭니다.
모든 것이 오직 한울님을 위하려는 것
셋째, 대신사님께서는 한울님으로부터 영부와 주문을 받는 대목을 소개하고 계십니다. 영부와 주문은 우리 천도 신앙의 근간을 이루는 것으로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여기서 영부는 영부심 즉 한울님 본래의 마음, 온전한 천심(天心)을 말할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 바로 그 뒤의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울님께서 대신사님께 “나의 영부를 받아 사람을 질병에서 건지고, 나의 주문을 받아 사람을 가르쳐서 ‘나를 위하게 하면’ 너도 또한 길이 살면서 덕을 천하에 펴게 되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이 ‘나, 즉 한울님 당신을 위하게 하면’이라는 구절이 정말 중요한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해월신사법설 <강서>에는 “한울이 백성을 내리시어 임금을 내고 스승을 내었으니 오직 상제를 돕게 함이라”라는 서경의 구절을 인용하면서, “임금은 교화와 예악으로 만민을 화하고 법령과 형벌로 만민을 다스리고, 스승은 효제충신으로 후생을 가르치고 인의예지로 후생을 이루게 하나니, 다 상제 즉 한울님을 돕는 것이니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암성사법설 <수수명실록>에는 “한울이 뜻을 형체에 부쳐 임의로 활용하는 것이 명백함이여, 모실 시(侍) 자에 어찌 믿음이 없으며 공경이 없겠는가”라고 하여, 한울님이 당신의 뜻을 실현하기 위해 사람을 내고 사명을 주어 활용하신다고까지 말씀하고 계십니다.
여기서 한울님을 위한다는 것은 한울님이 좋아하는 주문을 자꾸 외우고, 마음을 평안하고 기쁘게 하며, 효제 온공을 실천하고, 나아가 한울님의 뜻과 가르침을 이 세상에 펴는 천도 사업, 내가 한울님으로부터 받은 사명을 완수해나가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대목에서 신앙하는 사람은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유해서 말씀드리면, 어떤 회사에서, 또 여기 사모님들이 많이 와 계시는데 결혼해서 시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입사를 하고 시집을 가서 “내가 이 회사에, 이 집안에 왔으니 정말 열심히, 제대로 한번 잘해 보겠다”라고 다짐하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하고 위아래를 챙기며 그야말로 온갖 노력을 다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때, 회사 사장님이나 시부모님은 어떤 반응을 보이실까요? 아주 만족하실까요? 아니 만족하시던가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아마 그 사장님은 “열심히 하니 좋긴 좋다. 그런데 무언가 아쉽다”라고 할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사실, 사장님은 처음에 목적한 바가 있어 회사를 만들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과 계획도 세웠을 것이며, 그렇게 회사를 운영해오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여러 고민도 생겼을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정말 훌륭한 직원이라면, 자기 입장이나 생각에서가 아니라, 사장님의 입장에서 지금 이 회사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그 속에서 내가 해야 할 일과 역할은 무엇일까를 생각할 것입니다.
이런 자세로 회사의 사정을 살피고, 사장님과 수시로 대화하며 방법을 찾기 위해 적극 나선다면, 바로 이런 직원에게 사장님은 “아! 이 직원은 정말 나의 목적과 고민을 알고 제대로 일하는구나! 우리 회사에 보물이 들어왔네”라고 하면서 애정을 주고 칭찬도 하고 적극적인 지원은 물론, 승진도 시켜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성과는 나오지 말라고 해도 나올 것입니다. 이는 시댁이나 교단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선생님 사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