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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도 가도 바다인 곳에서 독립을 꿈꾼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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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포커스

가도 가도 바다인 곳에서 독립을 꿈꾼 사람들

<뭉우리돌의 바다> 사진작가 김동우

뭉우리돌’ 그들은 누구인가

찬란하고 강인한 뭉우리돌의 역사

그리고 그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누가 남았을까

 

한 자동차 광고에 등장한 독립운동의 섬 소안도그 현장을 찍고 있는 사진 작가 김동우의 렌즈가 닿는 시선은 조명 받지 못한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찾아낸다.

 

 

발로 쓰는 거잖아요이런 이야기는

기록에 남아 있는 이야기와 만나는 지점은 또 다른 고민이이었다.

논문이나 기록들을 보고 있으면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대중과의 접점에 공백이 있는 것 같아요

 

김동우.png

사진제공_김동우

 

 

작가님, 작가님의 글에는 한 문장에 많은 이야기, 해석의 여지가 많습니다. 이 책에서는 몇 개국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까? 책 이야기를 좀 듣고 싶습니다.

이 책은 세 권의 시리즈 중 첫 번 째 책이고, 10개국을 다녔고 이 책에는 4개국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저의 책 뭉우리돌의 바다는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독립운동의 흔적을 발굴하고 기록한 최초의 다큐멘터리입니다. 저는 세계일주를 하던 중 인도 델리 레드포트에서 우연히 그 장소가 한국광복군의 훈련지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도라니, 그것도 우리 독립운동사라니!”

임시정부에서 파견한 아홉 명의 한국광복군이 인도에서 영국군과 함께 일본에 맞서 싸웠던 겁니다.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접한 이야기에 저는 번개를 맞은듯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내가 몰랐던 독립운동의 현장이 얼마나 많았나, 검색을 해 보니 아프리카와 남미 빼고 전 세계에 있었어요. 심지어 호주까지 안창호 선생님이 거쳐가셨더라고요.

러시아, 영국, 프랑스까지. 충격을 받았어요.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역사였거든요.

마침 잘 됐다, 그럼 이 이야기를 기록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사진 속 인물들이 평생 가슴에 품었을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처음엔 사적지만 기록하려고 했는데, 여기까지 왔는데 후손이 있으면 만나보고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찾게 된 후손분들은 사적지가 해 주지 못하는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그 이야기가 저에게 참 소중했어요. 그래서 인물 작업도 시작했어요.

지금껏 누구도 찾아오지 않았으니 그분들에게는 기회가 없었어요. 저를 너무 반가워하셨어요. 또 제게는 자료를 접하는 것과 그분들이 표정으로 말하는 것이 다르게 다가왔고, 그곳에서 살아온 그분들의 표정 하나 하나가 생생하게 다가와서 마음이 급해지기도 했습니다. 이분들이 돌아가시면, 이 역사를 제대로 기록하지 않으면 또 묻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쿠바의 경우 우리와 수교를 맺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역사가 묻혀 있거든요.

 

긴 여정이었겠네요. 책 출간 이후 최근의 이야기를 좀 듣고 싶습니다. 

책 <뭉우리돌의 바다>가 나오기까지 작업을 한 시기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인데, 10개국을 다녔습니다. 이후로 코로나가 터졌어요. 작업은 중단됐고 넋 놓고 있을 수 없고 작업은 해야 하니 그해엔 부산에 방을 얻고 부산에 내려가서 경남 지역에 남아 있는 일본군의 흔적들을 찾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해방 이후 6.25 전쟁 후에 70년이 지나는 동안 무엇을 했나 싶어서요.

 

먹고 살아야 했고, 민주화도 해야했죠. 그러는 동안 우리가 너무 많은 역사를 지웠습니다. 또 그릇된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노력도 부족했죠. 작가님이 사진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도 그런 이야기와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현장이 주는 말이 있죠?

제가 이 책에도 썼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이 었어요. 비어 있는 공. 가만히 보고 있으면 비어 있지 않은 공이더라, 서성이면서 이곳이 가진 의미, 사건을 어떻게 담아낼까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 그것이 그분들에 대한 예의와 추모였어요.

 

저는 사진들을 보면서 작가님의 이 작업 자체가 역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0년 뒤에도 이 사진들은 남을 거니까요. 비어 있는 을 가득 채우는 것들이 보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특히 후손들의 사진들을 보면 아버지의 부재가 보이기도 하고, 그 공간이 가진 의미를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을 보면 많은 이야기들이 말을 걸어옵니다. 독립운동의 상징 같은 곳에 살고 있던 아버지,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그의 후손이 그곳을 지키고 있는 것, 저는 그 공간에서 그 인물들을 희미해진 역사, 빛바랜 사진처럼 표현했습니다. 자기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 희미해지고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멕시코의 경우 한인들이 7세대까지 내려갔는데, 이분들에게 당신이 코리안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할 수 없어요. 우리가 그 역사를, 그분들을 기억하지 않으면 이 사진처럼 된다는 이야기예요.

집단기억을 가지고 가야만 이 사람들의 삶도 의미가 있을 거예요.

제가 인물사진을 흐릿하게 찍은 이유는 그런 의미였습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기억이나 인식들이 지워지고 흐릿해지고 있다는 것, 또 이렇게 되어선 안된다는 이런 의도였어요. 우리 역사가 이렇게 흐릿해지고 있다고.

 

책의 제목이 뭉우리돌의 바다입니다. 바다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다 바다에서 왔구나, 저 보이지 않는 곳에 집이 있는데, 너무 멀리 왔구나, 나라가 힘이 없어서 데려오지 못했구나, 그리고 저 바다는 벽이었겠구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분들은 저 수평선 너머로 얼마나 가고 싶었을까요.

 

이 책이 첫 번째 시리즈라고 말씀하셨어요다음 책은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연해주와 중앙아시아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고려인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첫 번째 이민은 1861년 13가구가 넘어갔던 때를 말합니다. 안중근의 활동, 최재형, 홍범도 이야기, 그리고 1937년 강제 이주되어 중앙아시아로 간 이야기가 다음 책입니다.

 

 

김동우02.png

사진_기아자동차 광고 스틸컷

 

현장에 직접 가보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작가님의 사진이 많은 위로를 주기도 합니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유적지를 소개해주시죠.

거제도에 가면 금포마을이라는 곳이 있어요. 일본군들이 조선인 징용자를 동원해서 해안진지, 땅굴진지를 만들어 놓은 곳이 있어요. 대여섯 개의 땅굴이 있어요. 우리에게는 그렇게 아픈 역사의 현장인데, 그곳이 거제도 인생 샷 포인트라고 알려져서 사람들은 거기서 인생 샷을 남기고 있어요. 데이트하러 가서 줄을 서서 역광으로 실루엣 사진을 찍고 있어요.

이번 전시에서도 그 사진을 걸었어요. 인생 샷 남기는 모습까지요. 우리가 역사를 이렇게 회피하고 있고 인스턴트처럼 가볍게 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는데, 가볍게 즐기고 소비하는 문화가 되어버린 현장을 1회용 인스탁스 필름을 이어붙여서 표현했어요. 저는 역사의 현장을 어떻게 소비하고 있는가를 말하고 싶었어요.

 김동우03.png

사진제공_김동우

 

김동우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카메라 셔터를 눌렀을 것이다.

이 바람 소리를 들었던 그때 그 사람들을 떠올리며, 저 나무 아래 서 있던 그때 그 사람들의 얼굴을 상상하며.

기자 생활을 접고 하고 싶은 이야기에 천착했다고 하는 김동우는 신문사를 그만두고 여기까지 오는 데 10년이 걸렸다.

인터뷰를 마치며, 당신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냐고 물었다.


"이 작업을 하면서 제 인생은 독립운동이 되었죠. 저는 아마 전생에 친일파였을 것 같아요.

그래서 속죄하고 사는 것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니

무슨 일을 할 때 지하에 계신 독립운동가들이 다 도와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무서울 게 없나 봐요."

 

 

  * 이 글은 천도교중앙총부 동학혁명정신선양사업단에서 발행한 매거진 <동학집강소>에 게재된 글을 재구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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