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11.22 17:08
TODAY : 포덕165년 2024.11.25 (월)
전쟁의 소리
이훈철
소리는 들린다.
야심과 허욕의 觸傷된
오랜 腫物의 터지는 소리
傷한 병사의 고통! 신음 소리로 아울러
소리는 들린다.
대포! 소총!
폭력이냐? 정의이냐?
피 위에 피를 퍼붓고
죽음 위에 죽음을 더 쌓은
曠野로서 오는 바람은 피와 죽음의
비린 냄세를 보내고
彈烟의 餘燼은
봄비에 새로 개이려는 공기를 후리우는데
소리는 들린다.
울음! 吶喊! 고함
장미색의 비행기는
고요한 曉空을 흔들고
발동기의 소리는
고막을 울리어라
무겁게 濛濃한 雲屛
피, 觸鏤, 腐肉으로 채었는데
彈火의 익은 부상한 병사의 등에
첫직을 더하는 잔학한 소리
어린이? 늙은이의
驚身, 恐怖, 悽慘의 울음
풀 위에 꺼구러진 죽어가는 병사의
飢渴, 苦痛, 呻吟
소리는 들린다.
피 흐르는 넓은 뜰에서
나의 가슴은 울렁거려라.
이 소리를 들을 때
끌어오르는 혈관을 강타하며
동맥은 극렬히 진동하여라.
감초였던 새벽의 지상 平靜
나의 단꿈의 평화의 기쁨
쓴 고통의 공포로 끄리라.
이 소리를 들을 때
전쟁? 죄악?
허욕의 공상에 취한 狂人들아
평화의 간판, 통일의 광고지로
형제를 살륙하는 무리들아
直正한 통일 참 평화를 바라거든
값 없는 쇠와 불의 세력을
깊은 지하에 묻어버려라.
너희의 허욕! 야심! 폭력!
모든 것을 불살라
차라리 그 餘灰를 공중에 뿌려라.
“지상에 있는 모든 거짓 영웅의 무리를 몰아낸 그 다음에야
완저한 평화가 오리라고”
人道의 집 속에
벌거벗은 정의는 소리친다.
나는 듣노라.
전쟁의 소리, 정의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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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1922년 초반 중국 텐진(天津)에 거주하는 이훈철(李勳哲)의 작품이며, 『천도교회월보』 142호(1922년 7월)에 발표된 글이다. 『동아일보』 1923년 6월 24일자에 「별 아래서」라는 시를 발표한 바 있다. 이훈철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1925년경 이민창(李民昌, 李東谷)과 함께 고학으로 베이징(北京)대학에 유학 중이었다. 이 시에서는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속되고 있는 전쟁의 참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