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10.23 23:34
TODAY : 포덕165년 2024.10.24 (목)

  • 맑음속초8.4℃
  • 안개6.7℃
  • 맑음철원4.5℃
  • 맑음동두천5.3℃
  • 맑음파주3.2℃
  • 맑음대관령1.8℃
  • 흐림춘천7.3℃
  • 맑음백령도11.8℃
  • 맑음북강릉10.9℃
  • 맑음강릉12.4℃
  • 맑음동해10.5℃
  • 맑음서울8.0℃
  • 맑음인천8.9℃
  • 흐림원주8.7℃
  • 구름조금울릉도15.1℃
  • 맑음수원6.1℃
  • 맑음영월7.0℃
  • 맑음충주7.1℃
  • 맑음서산5.8℃
  • 맑음울진11.3℃
  • 맑음청주9.8℃
  • 맑음대전7.6℃
  • 맑음추풍령8.1℃
  • 맑음안동6.9℃
  • 맑음상주9.0℃
  • 맑음포항11.2℃
  • 맑음군산7.5℃
  • 맑음대구10.3℃
  • 맑음전주8.9℃
  • 맑음울산10.4℃
  • 맑음창원11.8℃
  • 맑음광주9.5℃
  • 맑음부산11.7℃
  • 맑음통영9.8℃
  • 맑음목포12.1℃
  • 맑음여수11.1℃
  • 맑음흑산도14.8℃
  • 맑음완도11.6℃
  • 맑음고창7.9℃
  • 맑음순천8.8℃
  • 박무홍성(예)6.4℃
  • 맑음7.5℃
  • 구름많음제주15.5℃
  • 맑음고산15.4℃
  • 맑음성산13.9℃
  • 맑음서귀포15.2℃
  • 맑음진주6.1℃
  • 맑음강화5.6℃
  • 맑음양평7.8℃
  • 맑음이천6.6℃
  • 흐림인제7.5℃
  • 흐림홍천7.2℃
  • 맑음태백1.3℃
  • 흐림정선군5.5℃
  • 맑음제천4.7℃
  • 맑음보은6.8℃
  • 맑음천안6.8℃
  • 맑음보령8.0℃
  • 맑음부여6.2℃
  • 흐림금산6.6℃
  • 맑음6.9℃
  • 맑음부안8.3℃
  • 맑음임실5.5℃
  • 맑음정읍7.7℃
  • 맑음남원6.0℃
  • 맑음장수4.7℃
  • 맑음고창군8.3℃
  • 맑음영광군8.4℃
  • 맑음김해시10.5℃
  • 맑음순창군6.2℃
  • 맑음북창원10.3℃
  • 맑음양산시9.8℃
  • 맑음보성군11.3℃
  • 맑음강진군9.4℃
  • 맑음장흥8.3℃
  • 맑음해남9.7℃
  • 맑음고흥8.5℃
  • 맑음의령군6.6℃
  • 맑음함양군5.7℃
  • 맑음광양시8.0℃
  • 맑음진도군13.9℃
  • 흐림봉화6.1℃
  • 맑음영주5.4℃
  • 맑음문경7.3℃
  • 맑음청송군4.9℃
  • 맑음영덕10.9℃
  • 맑음의성5.2℃
  • 맑음구미7.4℃
  • 맑음영천8.5℃
  • 맑음경주시11.1℃
  • 맑음거창3.8℃
  • 맑음합천7.0℃
  • 맑음밀양8.1℃
  • 맑음산청5.4℃
  • 맑음거제12.3℃
  • 맑음남해10.8℃
  • 맑음8.9℃
기상청 제공
늘 공경하며 살아가기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늘 공경하며 살아가기


어떤 사람이 좋으냐고 묻는다면 십중팔구는 편한 사람, 이해심 많은 사람, 화를 잘 안 내는 사람, 말이 무겁고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 배려심 있는 사람, 양보하며 베풀기를 잘하는 사람 등을 꼽는다. 그런 사람은 남을 공경하는 사람이라 하겠다. 누구나 그런 사람을 좋아하리라. 

나는 매일 새벽 수련을 하는 사람들과 같이 읽는 ‘오늘의 말씀’이 있다. 오늘 말씀에는 자기 자신과 남들을 공경하라는 취지의 말이 있었다. 공경하며 사는 게 쉬울까 어려울까? ‘오늘의 말씀’에서는 많은 사람이 힘들게 산다는 사실을 알면 된다고 한다.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비통함과 한 맺힌 생각에 기반한 행동을 하는지를 알면 공경하는 마음이 일어난다고 했다. 

근데 그게 좀 어렵다. 또 의문이 든다. 어떻게 하면 늘 사람들의 비통함과 맺힌 한을 깨달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내 코가 석 자인데 말이다.

최근에 우리 마을 주민 대상으로 서명을 받을 일이 있었다. 실수로 감옥에 간 마을 사람이 있어서 탄원서를 내려는 것이었다. 탄원서나 진정서, 소장이나 준비서면, 진술서 등을 많이 써 봤기에 무난하면서도 감성에 호소하는 탄원서를 써 들고 집집을 다니며 서명을 받는데 반응이 정말 흥미로웠다.

첫째는 거절하는 사람이다. 자기 이름 석 자를 쓰지 않겠다는 사람이다. 너무 놀랐다. 자기 이름을 저렇게나 고귀하게 간직하려고 하는구나 싶어서 신기하기도 했다. 그 이유로 감옥에 가 있는 사람과의 이런저런 꼬인 일화들을 꺼내 들었다. 대단한 소신파다.

둘째는 “서명을 하기는 하는데요. 그런 식으로 살면 안 되지요. 그러니까 감옥 갔지요”라며 훈계를 하는 사람이다. 

셋째는 무조건 파다. “나오고 봐야지요. 날도 더운데 감옥소에서 무슨 고생이람.”이라는 사람이다. 아주 시원시원하다. “서명하면 나온 뎌? 그라면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하지 뭐”라고 덧붙인다. 이것만이 아니다. “그 사람 좋은 사람이야. 사람 됐어.”라고도 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하니 무조건 서명하는 사람이다.

이 세 번째 사람에 주목해 보자. 자기 잘못으로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비난하거나 훈계하기에 앞서 그런 그의 (잘못된) 선택마저도 공경하며 서명을 하는 사람. 자초지종은 나중에 들어도 된다는 듯 서둘러 서명하는 이 사람. 앞뒤 가리지 않고 남을 공경함으로써 스스로 ‘공경하는 사람’이 되었다. 욕을 하면 욕하는 사람이고 흉을 보면 흉보는 사람인 것이다. 

세 번째 유형의 마을 사람은 물에 빠진 사람 일단 건져놓고 본다는 식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니까 일단 서명을 해버리는 사람이다. 서명을 한 어느 사람은 감옥에 있는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라고까지 했다. 뚜렷한 이유도 없다. 자기가 서명한 사람이니 좋은 사람이라는 식이다. 서명을 안 하고서 “그 사람 좋다”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절대. 절대로.

물에 빠진 사람에게 보이는 다섯 가지 반응이 있다고 한다. 1. 물에 뛰어들어 건지는 사람. 2. (수영을 못하므로) 소리를 질러서 주위 사람들에게 사태를 알리는 사람. 3. 왜 빠졌대? 물은 깊어? 한가하게 원인을 따지는 사람. 4. 수영도 못하면서 물엔 왜 들어갔어. 바보 아냐?라며 물 빠진 사람을 비난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마지막 다섯 번째 유형은 이렇다고 한다. 무릎 꿇고 기도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은 공경이라는 것이 실천을 말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눈 감고 하는 기도는 섬세하며 직접 연결되는 기도이긴 하다. 효력 역시 섬세하고 은근하다. 이런 기도는 높은 정성과 집중력, 특별한 기도 빨 없이는 어림도 없는 기도 방식이다. 

실천(기도)은 좀 거친 면은 있으나 강력한 효과를 낸다. 말과 글의 실천보다 몸뚱이 실천이 더 그렇다. 겸손하고 예의 바르고 반듯한 사람이 아닌, 그냥 보통에도 못 미치는 이를 공경한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가 높은 공경하는 삶으로 도약하는 디딤돌이라 하겠다.

공경하며 살면 더 공경을 베풀게 된다. 그렇게 되면 모든 사람이 좋아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 유형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게 진리다. 그러니 오늘 우리 공경하며 살자. 아니 내일도 모레도.. 

 

전희식.png

목암 전희식(진주교구. 한울연대 공동대표/ 마음치유 농장 대표)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