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10.18 17:18
TODAY : 포덕165년 2024.10.21 (월)

  • 흐림속초12.7℃
  • 박무4.8℃
  • 흐림철원4.7℃
  • 흐림동두천7.0℃
  • 구름많음파주7.1℃
  • 흐림대관령8.0℃
  • 구름많음춘천6.3℃
  • 구름많음백령도12.7℃
  • 흐림북강릉12.1℃
  • 흐림강릉12.4℃
  • 흐림동해12.1℃
  • 구름많음서울10.1℃
  • 구름많음인천11.0℃
  • 흐림원주7.9℃
  • 흐림울릉도14.5℃
  • 구름많음수원10.7℃
  • 흐림영월8.8℃
  • 흐림충주8.8℃
  • 흐림서산9.6℃
  • 흐림울진12.8℃
  • 구름조금청주9.3℃
  • 구름조금대전8.7℃
  • 흐림추풍령9.8℃
  • 흐림안동11.5℃
  • 흐림상주11.3℃
  • 흐림포항17.8℃
  • 흐림군산10.9℃
  • 구름많음대구13.6℃
  • 구름많음전주9.4℃
  • 흐림울산16.9℃
  • 구름조금창원13.4℃
  • 구름많음광주11.4℃
  • 구름많음부산17.2℃
  • 구름조금통영17.0℃
  • 구름많음목포11.3℃
  • 구름조금여수15.7℃
  • 구름많음흑산도15.9℃
  • 흐림완도15.3℃
  • 흐림고창8.9℃
  • 맑음순천7.0℃
  • 구름많음홍성(예)7.4℃
  • 구름많음7.5℃
  • 흐림제주19.5℃
  • 흐림고산18.3℃
  • 흐림성산20.9℃
  • 비서귀포19.8℃
  • 구름조금진주9.8℃
  • 흐림강화9.5℃
  • 흐림양평7.7℃
  • 구름많음이천6.6℃
  • 맑음인제4.9℃
  • 구름조금홍천5.2℃
  • 흐림태백8.3℃
  • 흐림정선군6.8℃
  • 흐림제천5.3℃
  • 구름많음보은8.8℃
  • 구름많음천안6.9℃
  • 흐림보령11.8℃
  • 흐림부여7.5℃
  • 흐림금산6.9℃
  • 구름많음8.7℃
  • 흐림부안8.8℃
  • 구름많음임실6.4℃
  • 흐림정읍8.5℃
  • 구름조금남원7.5℃
  • 구름많음장수7.5℃
  • 흐림고창군9.3℃
  • 흐림영광군9.5℃
  • 흐림김해시15.9℃
  • 흐림순창군7.6℃
  • 구름조금북창원13.5℃
  • 구름조금양산시16.9℃
  • 구름많음보성군14.6℃
  • 흐림강진군11.7℃
  • 흐림장흥14.7℃
  • 구름조금해남12.9℃
  • 흐림고흥15.2℃
  • 맑음의령군10.3℃
  • 흐림함양군10.9℃
  • 구름조금광양시15.1℃
  • 구름조금진도군12.1℃
  • 흐림봉화12.1℃
  • 흐림영주11.8℃
  • 흐림문경12.3℃
  • 흐림청송군11.0℃
  • 흐림영덕16.7℃
  • 흐림의성11.3℃
  • 흐림구미11.5℃
  • 흐림영천14.8℃
  • 흐림경주시13.6℃
  • 흐림거창10.1℃
  • 구름조금합천11.6℃
  • 맑음밀양11.2℃
  • 구름조금산청10.7℃
  • 흐림거제17.3℃
  • 구름많음남해14.8℃
  • 구름많음16.9℃
기상청 제공
늘 공경하며 살아가기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늘 공경하며 살아가기


어떤 사람이 좋으냐고 묻는다면 십중팔구는 편한 사람, 이해심 많은 사람, 화를 잘 안 내는 사람, 말이 무겁고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 배려심 있는 사람, 양보하며 베풀기를 잘하는 사람 등을 꼽는다. 그런 사람은 남을 공경하는 사람이라 하겠다. 누구나 그런 사람을 좋아하리라. 

나는 매일 새벽 수련을 하는 사람들과 같이 읽는 ‘오늘의 말씀’이 있다. 오늘 말씀에는 자기 자신과 남들을 공경하라는 취지의 말이 있었다. 공경하며 사는 게 쉬울까 어려울까? ‘오늘의 말씀’에서는 많은 사람이 힘들게 산다는 사실을 알면 된다고 한다.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비통함과 한 맺힌 생각에 기반한 행동을 하는지를 알면 공경하는 마음이 일어난다고 했다. 

근데 그게 좀 어렵다. 또 의문이 든다. 어떻게 하면 늘 사람들의 비통함과 맺힌 한을 깨달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내 코가 석 자인데 말이다.

최근에 우리 마을 주민 대상으로 서명을 받을 일이 있었다. 실수로 감옥에 간 마을 사람이 있어서 탄원서를 내려는 것이었다. 탄원서나 진정서, 소장이나 준비서면, 진술서 등을 많이 써 봤기에 무난하면서도 감성에 호소하는 탄원서를 써 들고 집집을 다니며 서명을 받는데 반응이 정말 흥미로웠다.

첫째는 거절하는 사람이다. 자기 이름 석 자를 쓰지 않겠다는 사람이다. 너무 놀랐다. 자기 이름을 저렇게나 고귀하게 간직하려고 하는구나 싶어서 신기하기도 했다. 그 이유로 감옥에 가 있는 사람과의 이런저런 꼬인 일화들을 꺼내 들었다. 대단한 소신파다.

둘째는 “서명을 하기는 하는데요. 그런 식으로 살면 안 되지요. 그러니까 감옥 갔지요”라며 훈계를 하는 사람이다. 

셋째는 무조건 파다. “나오고 봐야지요. 날도 더운데 감옥소에서 무슨 고생이람.”이라는 사람이다. 아주 시원시원하다. “서명하면 나온 뎌? 그라면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하지 뭐”라고 덧붙인다. 이것만이 아니다. “그 사람 좋은 사람이야. 사람 됐어.”라고도 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하니 무조건 서명하는 사람이다.

이 세 번째 사람에 주목해 보자. 자기 잘못으로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비난하거나 훈계하기에 앞서 그런 그의 (잘못된) 선택마저도 공경하며 서명을 하는 사람. 자초지종은 나중에 들어도 된다는 듯 서둘러 서명하는 이 사람. 앞뒤 가리지 않고 남을 공경함으로써 스스로 ‘공경하는 사람’이 되었다. 욕을 하면 욕하는 사람이고 흉을 보면 흉보는 사람인 것이다. 

세 번째 유형의 마을 사람은 물에 빠진 사람 일단 건져놓고 본다는 식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니까 일단 서명을 해버리는 사람이다. 서명을 한 어느 사람은 감옥에 있는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라고까지 했다. 뚜렷한 이유도 없다. 자기가 서명한 사람이니 좋은 사람이라는 식이다. 서명을 안 하고서 “그 사람 좋다”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절대. 절대로.

물에 빠진 사람에게 보이는 다섯 가지 반응이 있다고 한다. 1. 물에 뛰어들어 건지는 사람. 2. (수영을 못하므로) 소리를 질러서 주위 사람들에게 사태를 알리는 사람. 3. 왜 빠졌대? 물은 깊어? 한가하게 원인을 따지는 사람. 4. 수영도 못하면서 물엔 왜 들어갔어. 바보 아냐?라며 물 빠진 사람을 비난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마지막 다섯 번째 유형은 이렇다고 한다. 무릎 꿇고 기도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은 공경이라는 것이 실천을 말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눈 감고 하는 기도는 섬세하며 직접 연결되는 기도이긴 하다. 효력 역시 섬세하고 은근하다. 이런 기도는 높은 정성과 집중력, 특별한 기도 빨 없이는 어림도 없는 기도 방식이다. 

실천(기도)은 좀 거친 면은 있으나 강력한 효과를 낸다. 말과 글의 실천보다 몸뚱이 실천이 더 그렇다. 겸손하고 예의 바르고 반듯한 사람이 아닌, 그냥 보통에도 못 미치는 이를 공경한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가 높은 공경하는 삶으로 도약하는 디딤돌이라 하겠다.

공경하며 살면 더 공경을 베풀게 된다. 그렇게 되면 모든 사람이 좋아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 유형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게 진리다. 그러니 오늘 우리 공경하며 살자. 아니 내일도 모레도.. 

 

전희식.png

목암 전희식(진주교구. 한울연대 공동대표/ 마음치유 농장 대표)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