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11.06 15:40
TODAY : 포덕165년 2024.11.07 (목)

  • 맑음속초6.0℃
  • 맑음-1.4℃
  • 맑음철원-2.2℃
  • 맑음동두천-0.9℃
  • 맑음파주-2.5℃
  • 맑음대관령-4.1℃
  • 맑음춘천-0.6℃
  • 맑음백령도7.7℃
  • 맑음북강릉5.0℃
  • 맑음강릉6.4℃
  • 맑음동해6.2℃
  • 맑음서울3.0℃
  • 맑음인천4.1℃
  • 맑음원주1.7℃
  • 구름많음울릉도8.3℃
  • 맑음수원0.6℃
  • 맑음영월-0.5℃
  • 맑음충주-0.6℃
  • 맑음서산0.6℃
  • 맑음울진6.4℃
  • 맑음청주3.1℃
  • 맑음대전1.5℃
  • 맑음추풍령-1.0℃
  • 맑음안동0.4℃
  • 맑음상주0.6℃
  • 맑음포항6.7℃
  • 맑음군산2.8℃
  • 맑음대구2.5℃
  • 맑음전주3.5℃
  • 맑음울산6.3℃
  • 맑음창원7.7℃
  • 맑음광주4.7℃
  • 맑음부산9.4℃
  • 맑음통영6.9℃
  • 맑음목포7.4℃
  • 맑음여수9.8℃
  • 맑음흑산도11.4℃
  • 맑음완도6.8℃
  • 맑음고창2.0℃
  • 맑음순천0.1℃
  • 맑음홍성(예)0.0℃
  • 맑음0.5℃
  • 맑음제주9.1℃
  • 맑음고산11.4℃
  • 맑음성산8.8℃
  • 맑음서귀포10.8℃
  • 맑음진주1.2℃
  • 맑음강화0.2℃
  • 맑음양평0.9℃
  • 맑음이천-0.7℃
  • 맑음인제-0.3℃
  • 맑음홍천-0.9℃
  • 맑음태백-2.6℃
  • 맑음정선군-2.0℃
  • 맑음제천-2.0℃
  • 맑음보은-1.2℃
  • 맑음천안-0.8℃
  • 맑음보령2.9℃
  • 맑음부여0.0℃
  • 맑음금산-0.5℃
  • 맑음1.5℃
  • 맑음부안2.3℃
  • 맑음임실-0.7℃
  • 맑음정읍1.4℃
  • 맑음남원0.7℃
  • 맑음장수-1.8℃
  • 맑음고창군1.9℃
  • 맑음영광군2.7℃
  • 맑음김해시5.6℃
  • 맑음순창군0.3℃
  • 맑음북창원6.1℃
  • 맑음양산시5.2℃
  • 맑음보성군4.1℃
  • 맑음강진군3.2℃
  • 맑음장흥3.8℃
  • 맑음해남2.0℃
  • 맑음고흥1.8℃
  • 맑음의령군1.0℃
  • 맑음함양군-0.5℃
  • 맑음광양시5.3℃
  • 맑음진도군7.4℃
  • 맑음봉화-0.1℃
  • 맑음영주-0.6℃
  • 맑음문경-0.2℃
  • 맑음청송군-2.9℃
  • 맑음영덕4.1℃
  • 맑음의성-1.5℃
  • 맑음구미1.4℃
  • 맑음영천0.0℃
  • 맑음경주시1.7℃
  • 맑음거창-1.7℃
  • 맑음합천1.6℃
  • 맑음밀양3.0℃
  • 맑음산청0.6℃
  • 맑음거제5.6℃
  • 맑음남해6.6℃
  • 맑음3.2℃
기상청 제공
늘 공경하며 살아가기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늘 공경하며 살아가기


어떤 사람이 좋으냐고 묻는다면 십중팔구는 편한 사람, 이해심 많은 사람, 화를 잘 안 내는 사람, 말이 무겁고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 배려심 있는 사람, 양보하며 베풀기를 잘하는 사람 등을 꼽는다. 그런 사람은 남을 공경하는 사람이라 하겠다. 누구나 그런 사람을 좋아하리라. 

나는 매일 새벽 수련을 하는 사람들과 같이 읽는 ‘오늘의 말씀’이 있다. 오늘 말씀에는 자기 자신과 남들을 공경하라는 취지의 말이 있었다. 공경하며 사는 게 쉬울까 어려울까? ‘오늘의 말씀’에서는 많은 사람이 힘들게 산다는 사실을 알면 된다고 한다.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비통함과 한 맺힌 생각에 기반한 행동을 하는지를 알면 공경하는 마음이 일어난다고 했다. 

근데 그게 좀 어렵다. 또 의문이 든다. 어떻게 하면 늘 사람들의 비통함과 맺힌 한을 깨달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내 코가 석 자인데 말이다.

최근에 우리 마을 주민 대상으로 서명을 받을 일이 있었다. 실수로 감옥에 간 마을 사람이 있어서 탄원서를 내려는 것이었다. 탄원서나 진정서, 소장이나 준비서면, 진술서 등을 많이 써 봤기에 무난하면서도 감성에 호소하는 탄원서를 써 들고 집집을 다니며 서명을 받는데 반응이 정말 흥미로웠다.

첫째는 거절하는 사람이다. 자기 이름 석 자를 쓰지 않겠다는 사람이다. 너무 놀랐다. 자기 이름을 저렇게나 고귀하게 간직하려고 하는구나 싶어서 신기하기도 했다. 그 이유로 감옥에 가 있는 사람과의 이런저런 꼬인 일화들을 꺼내 들었다. 대단한 소신파다.

둘째는 “서명을 하기는 하는데요. 그런 식으로 살면 안 되지요. 그러니까 감옥 갔지요”라며 훈계를 하는 사람이다. 

셋째는 무조건 파다. “나오고 봐야지요. 날도 더운데 감옥소에서 무슨 고생이람.”이라는 사람이다. 아주 시원시원하다. “서명하면 나온 뎌? 그라면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하지 뭐”라고 덧붙인다. 이것만이 아니다. “그 사람 좋은 사람이야. 사람 됐어.”라고도 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하니 무조건 서명하는 사람이다.

이 세 번째 사람에 주목해 보자. 자기 잘못으로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비난하거나 훈계하기에 앞서 그런 그의 (잘못된) 선택마저도 공경하며 서명을 하는 사람. 자초지종은 나중에 들어도 된다는 듯 서둘러 서명하는 이 사람. 앞뒤 가리지 않고 남을 공경함으로써 스스로 ‘공경하는 사람’이 되었다. 욕을 하면 욕하는 사람이고 흉을 보면 흉보는 사람인 것이다. 

세 번째 유형의 마을 사람은 물에 빠진 사람 일단 건져놓고 본다는 식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니까 일단 서명을 해버리는 사람이다. 서명을 한 어느 사람은 감옥에 있는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라고까지 했다. 뚜렷한 이유도 없다. 자기가 서명한 사람이니 좋은 사람이라는 식이다. 서명을 안 하고서 “그 사람 좋다”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절대. 절대로.

물에 빠진 사람에게 보이는 다섯 가지 반응이 있다고 한다. 1. 물에 뛰어들어 건지는 사람. 2. (수영을 못하므로) 소리를 질러서 주위 사람들에게 사태를 알리는 사람. 3. 왜 빠졌대? 물은 깊어? 한가하게 원인을 따지는 사람. 4. 수영도 못하면서 물엔 왜 들어갔어. 바보 아냐?라며 물 빠진 사람을 비난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마지막 다섯 번째 유형은 이렇다고 한다. 무릎 꿇고 기도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은 공경이라는 것이 실천을 말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눈 감고 하는 기도는 섬세하며 직접 연결되는 기도이긴 하다. 효력 역시 섬세하고 은근하다. 이런 기도는 높은 정성과 집중력, 특별한 기도 빨 없이는 어림도 없는 기도 방식이다. 

실천(기도)은 좀 거친 면은 있으나 강력한 효과를 낸다. 말과 글의 실천보다 몸뚱이 실천이 더 그렇다. 겸손하고 예의 바르고 반듯한 사람이 아닌, 그냥 보통에도 못 미치는 이를 공경한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가 높은 공경하는 삶으로 도약하는 디딤돌이라 하겠다.

공경하며 살면 더 공경을 베풀게 된다. 그렇게 되면 모든 사람이 좋아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 유형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게 진리다. 그러니 오늘 우리 공경하며 살자. 아니 내일도 모레도.. 

 

전희식.png

목암 전희식(진주교구. 한울연대 공동대표/ 마음치유 농장 대표)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