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11.01 16:56
TODAY : 포덕165년 2024.11.02 (토)

  • 구름조금속초13.7℃
  • 맑음12.9℃
  • 맑음철원12.2℃
  • 맑음동두천14.3℃
  • 맑음파주12.5℃
  • 맑음대관령8.1℃
  • 맑음춘천14.1℃
  • 맑음백령도16.0℃
  • 구름조금북강릉14.5℃
  • 구름많음강릉15.1℃
  • 구름많음동해16.0℃
  • 맑음서울18.0℃
  • 맑음인천17.8℃
  • 맑음원주15.2℃
  • 맑음울릉도15.0℃
  • 맑음수원15.8℃
  • 맑음영월13.6℃
  • 맑음충주16.6℃
  • 맑음서산14.6℃
  • 맑음울진15.9℃
  • 구름조금청주18.7℃
  • 맑음대전15.7℃
  • 맑음추풍령13.0℃
  • 맑음안동13.2℃
  • 맑음상주15.0℃
  • 구름조금포항17.3℃
  • 맑음군산15.5℃
  • 맑음대구14.9℃
  • 구름조금전주16.5℃
  • 구름많음울산17.4℃
  • 맑음창원16.7℃
  • 맑음광주16.9℃
  • 맑음부산17.1℃
  • 맑음통영16.0℃
  • 맑음목포17.3℃
  • 맑음여수18.6℃
  • 맑음흑산도17.5℃
  • 맑음완도18.1℃
  • 맑음고창14.2℃
  • 맑음순천12.2℃
  • 맑음홍성(예)14.7℃
  • 맑음15.7℃
  • 구름조금제주18.9℃
  • 맑음고산17.9℃
  • 구름조금성산17.9℃
  • 맑음서귀포19.4℃
  • 맑음진주13.5℃
  • 맑음강화14.8℃
  • 맑음양평15.4℃
  • 맑음이천15.0℃
  • 맑음인제11.7℃
  • 맑음홍천13.6℃
  • 흐림태백11.3℃
  • 맑음정선군9.5℃
  • 맑음제천11.7℃
  • 맑음보은14.2℃
  • 구름조금천안14.3℃
  • 맑음보령15.8℃
  • 맑음부여13.8℃
  • 맑음금산15.0℃
  • 맑음15.7℃
  • 맑음부안15.1℃
  • 맑음임실12.6℃
  • 맑음정읍14.7℃
  • 맑음남원14.5℃
  • 맑음장수11.2℃
  • 맑음고창군13.8℃
  • 맑음영광군14.8℃
  • 맑음김해시16.5℃
  • 맑음순창군14.2℃
  • 맑음북창원16.9℃
  • 맑음양산시18.0℃
  • 맑음보성군16.3℃
  • 맑음강진군16.7℃
  • 맑음장흥15.8℃
  • 맑음해남16.1℃
  • 맑음고흥14.4℃
  • 맑음의령군14.5℃
  • 맑음함양군12.1℃
  • 맑음광양시17.6℃
  • 맑음진도군15.9℃
  • 맑음봉화10.7℃
  • 맑음영주11.5℃
  • 맑음문경14.0℃
  • 맑음청송군10.3℃
  • 흐림영덕16.2℃
  • 맑음의성12.0℃
  • 구름조금구미15.2℃
  • 맑음영천13.1℃
  • 맑음경주시14.2℃
  • 맑음거창12.3℃
  • 맑음합천14.4℃
  • 맑음밀양17.6℃
  • 맑음산청12.9℃
  • 맑음거제14.8℃
  • 맑음남해15.7℃
  • 맑음17.9℃
기상청 제공
늘 공경하며 살아가기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늘 공경하며 살아가기


어떤 사람이 좋으냐고 묻는다면 십중팔구는 편한 사람, 이해심 많은 사람, 화를 잘 안 내는 사람, 말이 무겁고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 배려심 있는 사람, 양보하며 베풀기를 잘하는 사람 등을 꼽는다. 그런 사람은 남을 공경하는 사람이라 하겠다. 누구나 그런 사람을 좋아하리라. 

나는 매일 새벽 수련을 하는 사람들과 같이 읽는 ‘오늘의 말씀’이 있다. 오늘 말씀에는 자기 자신과 남들을 공경하라는 취지의 말이 있었다. 공경하며 사는 게 쉬울까 어려울까? ‘오늘의 말씀’에서는 많은 사람이 힘들게 산다는 사실을 알면 된다고 한다.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비통함과 한 맺힌 생각에 기반한 행동을 하는지를 알면 공경하는 마음이 일어난다고 했다. 

근데 그게 좀 어렵다. 또 의문이 든다. 어떻게 하면 늘 사람들의 비통함과 맺힌 한을 깨달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내 코가 석 자인데 말이다.

최근에 우리 마을 주민 대상으로 서명을 받을 일이 있었다. 실수로 감옥에 간 마을 사람이 있어서 탄원서를 내려는 것이었다. 탄원서나 진정서, 소장이나 준비서면, 진술서 등을 많이 써 봤기에 무난하면서도 감성에 호소하는 탄원서를 써 들고 집집을 다니며 서명을 받는데 반응이 정말 흥미로웠다.

첫째는 거절하는 사람이다. 자기 이름 석 자를 쓰지 않겠다는 사람이다. 너무 놀랐다. 자기 이름을 저렇게나 고귀하게 간직하려고 하는구나 싶어서 신기하기도 했다. 그 이유로 감옥에 가 있는 사람과의 이런저런 꼬인 일화들을 꺼내 들었다. 대단한 소신파다.

둘째는 “서명을 하기는 하는데요. 그런 식으로 살면 안 되지요. 그러니까 감옥 갔지요”라며 훈계를 하는 사람이다. 

셋째는 무조건 파다. “나오고 봐야지요. 날도 더운데 감옥소에서 무슨 고생이람.”이라는 사람이다. 아주 시원시원하다. “서명하면 나온 뎌? 그라면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하지 뭐”라고 덧붙인다. 이것만이 아니다. “그 사람 좋은 사람이야. 사람 됐어.”라고도 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하니 무조건 서명하는 사람이다.

이 세 번째 사람에 주목해 보자. 자기 잘못으로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비난하거나 훈계하기에 앞서 그런 그의 (잘못된) 선택마저도 공경하며 서명을 하는 사람. 자초지종은 나중에 들어도 된다는 듯 서둘러 서명하는 이 사람. 앞뒤 가리지 않고 남을 공경함으로써 스스로 ‘공경하는 사람’이 되었다. 욕을 하면 욕하는 사람이고 흉을 보면 흉보는 사람인 것이다. 

세 번째 유형의 마을 사람은 물에 빠진 사람 일단 건져놓고 본다는 식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니까 일단 서명을 해버리는 사람이다. 서명을 한 어느 사람은 감옥에 있는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라고까지 했다. 뚜렷한 이유도 없다. 자기가 서명한 사람이니 좋은 사람이라는 식이다. 서명을 안 하고서 “그 사람 좋다”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절대. 절대로.

물에 빠진 사람에게 보이는 다섯 가지 반응이 있다고 한다. 1. 물에 뛰어들어 건지는 사람. 2. (수영을 못하므로) 소리를 질러서 주위 사람들에게 사태를 알리는 사람. 3. 왜 빠졌대? 물은 깊어? 한가하게 원인을 따지는 사람. 4. 수영도 못하면서 물엔 왜 들어갔어. 바보 아냐?라며 물 빠진 사람을 비난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마지막 다섯 번째 유형은 이렇다고 한다. 무릎 꿇고 기도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은 공경이라는 것이 실천을 말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눈 감고 하는 기도는 섬세하며 직접 연결되는 기도이긴 하다. 효력 역시 섬세하고 은근하다. 이런 기도는 높은 정성과 집중력, 특별한 기도 빨 없이는 어림도 없는 기도 방식이다. 

실천(기도)은 좀 거친 면은 있으나 강력한 효과를 낸다. 말과 글의 실천보다 몸뚱이 실천이 더 그렇다. 겸손하고 예의 바르고 반듯한 사람이 아닌, 그냥 보통에도 못 미치는 이를 공경한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가 높은 공경하는 삶으로 도약하는 디딤돌이라 하겠다.

공경하며 살면 더 공경을 베풀게 된다. 그렇게 되면 모든 사람이 좋아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 유형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게 진리다. 그러니 오늘 우리 공경하며 살자. 아니 내일도 모레도.. 

 

전희식.png

목암 전희식(진주교구. 한울연대 공동대표/ 마음치유 농장 대표)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