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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수도원! 새롭게 단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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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를 찾아서

용담수도원! 새롭게 단장하다

코로나19의 폐해는 사회, 문화 교육, 환경, 의료 등여러 방면에서 심각하게 나타났다. 

관혼상제에서도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을 침해하고 파괴하기에 이르렀다.

용담성지에도 그렇게 빈번하게 찾아들던 방문객의 발걸음이 뜸해지고 단체 내방은 아예 끊어져 버렸다.

수도원 입소도 마찬가지이며 특히 단체수련이 중단된 지 벌써 3년이 되었다. 급기야 시천주 신앙을 하는 우리 천도 교인의 주문수련 풍속도를 완전히 바꿔 놓았는데 재가 수련 방식의 수련문화가 도입되는가 싶더니 휴대폰 (단 체) 줌 수련방을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수도원을 운영하는 책임자의 한사람으로서 소임을 다하지 못해 안타깝고 송구할 따름인데 지금부터 용담수도원과 용담성지의 근황을 전해 드리고자 한다.

먼저 용담수도원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자면 포덕 115년(1974년) 구미산 일대가 국립공원에 편입 되어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는데 제대로 된 수련시설도 없이 법암 김근오 선생께서 초대 수도원장으로 부임 하였다. 1975년 10월 28일 용담정을 낙성하고 용담성지 1차 성역화가 마무리되고 2차 성역화 사업으로 당시 우리 교단의 숙원인 현재의 용담수도원이 1978년 10월 28일 건립되었다.

용담수도원은 여성회 수련을 비롯한 단체수련 등 천도교의 대표적인 수도원으로 자리매김 하며 그 진가를 높였다. 

필자는 구미산 아래 경주디자인 고등학교(옛 가정초등학교)가 있는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향토 출신으로 다른 교인들보다 자주 용담정을 찾았고 특히 동계 또는 하계 여성회 수련에 내수도(보심당)를 따라 참여하였다. 본가에는 지금도 우리 가족의 버팀목이신 어머님께서 거주하고 계신다.

 

 당시의 기억을 더듬어 여성회 수련 상황을 회상해 보면, 우선 6박 7일 수련에 참여한 수련생이 그때마다 100명에서 150명은 족히 되었던 것 같다. 열악한 수련 시설과 환경 아래서도 수련의 열기는 정말 뜨거웠다. 이른 새벽 청수대를 찾아 청수 떠오기부터 시작하는 기도식 집례, 경전봉독은 오전11시와 저녁 9시 기도식에 이르기까지 계속되었는데 각 역할 분담에 경쟁적으로 신청하여 한껏 수련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치열한 과정을 통하여 선발 되고자 안간힘을 썼으며 심지어 수련을 그만두고 돌아 가려는 움직임까지도 내비쳤던 것으로 기억된다. 수련 막바지에 실시되는 경전 암송대회는 선의의 경연장으로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라고나 할까? 수련 때마다이 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등 용담수도원의 수련은 역사와 전통 그리고 수련의 깊이를 가늠하기에 충분하였다.

 

필자는 포덕 160년(2019년) 4월 1일 자 용담수도원 장으로 부임하여 현재에 이르렀는데, 그동안 코로나19의 창궐로 말미암아 2020년 2월 이후 단체수련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 수련 공백기에 용담수 도원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수도원 건물과 부대시 설의 개보수, 보강이 수시로 이루어졌다. 제일 먼저 30명이 이용할 수 있는 수납장을 설치하여 수련생의 편의 를 제공하였으며, 성화실 앞쪽에는 에어컨을 추가로 설치하여 여름철 더위를 식히고자 하였다.

한편 오래전부터 수도원 건물 정면부 후면부를 증·개 축하여 화장실과 샤워 시설을 증설하려던 계획을 수정 하여 진성관 보조 주방을 멸실하고 석축옹벽을 뒤로 물려 그 공간에 남녀 샤워실과 화장실 그리고 보조주방, 보일러/세탁실을 신축하였다. 수도원 주 출입구 좌우 신발장과 발판을 용추회(회장 손윤자) 회원들의 정성으로 이미 교체한 바 있다.

 

이제 포덕 163년(2022년) 두 달여에 걸쳐 진행된 수도원 건물 내외부의 대대적 수선·정비에 대하여 기술하 고자 한다.

지난 추석을 즈음하여 천심회 회원인 담화당 성경순 동덕과 여러 차례 통화하고 카톡과 문자를 주고 받으며 공사 구분과 범위, 투입 원료와 자재, 인력 등 검토와 조율을 하는데 꼬박 한 달이 소요되었다. 관련 견적 절차를 끝낸 후 비로소 공사를 착수하였다.

먼저 내벽 도색공사, 천장 도색공사와 외벽 도색공사및 난간대 구조물 도색공사가 차례대로 시공되었다. 이어서 미닫이 유리문 제거와 방충망 설치 및 창호공사, 방수공사를 무리 없이 하였으며 여닫이 바깥문 한지 제거, 문짝 문살 도색 후 문종이 부착을 마쳤다.

 성화실 뒤편 에어컨을 제거하고 새로 산 냉온풍기를 설치하였으며 제거한 에어컨은 진성관 실내 뒤쪽에 옮겨 설치하였 다. 바닥 장판 교체로 수도원 건물 내외부 공사가 끝났 으며 관사 외벽 일부와 마루 도색공사 그리고 지붕의 궁을장 등 도색공사를 함으로써 모든 상황이 종료되었다.

용담01.jpg

문을 여는 순간 궁을장이 한눈에 들어오고 깨끗하게 단장된 수도원 내벽이 펼쳐진다. 

벽면에 걸려 있던 액자 거울 등을 모두 걷어내니 하얀 벽면이 일체감을 이룬 다. 입구 좌우 이불장의 여닫이문에 거울을 부착하였다. 

위를 쳐다보니 새로 색칠한 천정에 엘이디 형광등이 질서정연하게 늘어서 불빛을 밝힌다.

흠잡을 것 없는 창호공사 시공으로 방풍 방음 보온 기능을 극대화하였고 건물 외벽은 흰색과 나무색으로 전통적 목조건물 같은 친근감을 유발한다.

보기에 심각하게 훼손된 난간 대가 말끔하게 단장되고 네 군데의 흰 바탕에 붉은 궁을 장이 기와지붕과 조화를 이룬다.

놀랍게도 이번 도색공사 시공업체의 대표자는 수운 대신사 생가 바로 옆에 처가(지금은 없어짐)가 있었다고 밝히면서 사명감을 가지고 공사에 임했다고 한다. 우연 이라고 하기보다는 조화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지금부터는 이번 용담수도원을 새롭게 단장하는데 투입된 공사비 일체를 조건 없이 부담한 천심회를 소개 하고자 한다. 

그러니까 30년 전 용담수도원에서 실시한 제144차 여성회 수련(포덕 133년 1월 5일~1월 11일) 수료자 중 한울님 믿는 마음을 돈독히 하고 그 마음을 천도와 교회사업에 쓰기로 결의를 다짐한 40세 이하의 뜻 있는 동덕들이 모여 천심회(회장 이정필)를 결성하였다. 

초 15명(현재 8명)이 참여하여 포덕 133년 1월 17 일 1차 회의를 개최한 이래 지금에 이르고 있으며 처음 2년간 두 달에 한 번 만남을 이어 오다 나중에 1년에 두번씩 모임을 지속해서 유지했으며 요즘은 프랑스에 거주하는 임남희 동덕의 귀국에 맞춰 만남이 이루어진다.

 

회비 중 1인당 1만 원씩 30년을 꾸준히 적립하여 목적 사업의 재원을 마련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성지 길목의 방정환 한울 어린이집 개원 종잣돈으로 일천 만원을 쾌히 낸 바 있으며 이번 공사비 28,880,000원 전액을 용담정 성금으로 기꺼이 헌성하였다.

 

현재 회원 8명의 천심회 명단은 아래와 같다.

이정필(회장, 포항교구), 성경순(대구대덕교구), 정영엽(남해 고현교구), 나인경(대구대덕교구), 임남희(부산남부교구 프랑스 거주), 박혜선(북부산교구), 양남순(포항교구), 안정애(포항교구).

이정필 회장은 “용담수도원 새 단장은 사업목적에 부합하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며 소감을 밝히고 “앞으로도 취지에 맞는 의미 있는 천도사업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용담02.jpg

30년이라면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하는 긴 세월임에도 회원 모두가 한울님 마음으로 하나 된 계속되는 선행이 야말로 천도교 신앙을 하는 우리 동덕들에게 신선한 충격이며 귀감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재정 여건이 열악한 우리 교단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한다면 장차 어느 시기에 이렇게 산뜻하고 깔끔하게 꾸밀 수 있을는지.

지난 12월 2일 동학기념관과 교육수련관의 개관식이 거행되었고 경주시에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면 많은 청소년과 순례객 그리고 관광객들이 용담성지를 찾아올 것은 너무도 당연한데 그동안 수도원의 모습이 변변치 못하여 개선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었다. 

바람이 있다면 앰프와 스피커, 대형 모니터 등 시청각 기자재만 완비된다면 손색없는 수련장으로 각광받을 것이다.

 

코로나가 그러하듯이 심각한 환경오염과 각박한 현대사회를 살면서 쌓인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등산, 운동 또는 요가나 명상 등을 통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일시적인 해결책은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누구나 코로나19가 진정되어 하루라도 빨리 일상을 찾을 수 있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오늘따라 수도원 앞마당 태극기와 나란히 게양된 대형 궁을기가 힘차게 펄럭인다. 

3년 동안 응집된 수련의 욕구가 해소되어 성지 용담의 용추계곡에 주문 소리가 진동하는 그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글_최상락 용담수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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