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9.06 16:15
TODAY : 포덕165년 2024.09.08 (일)

  • 구름많음속초27.3℃
  • 맑음27.2℃
  • 구름조금철원27.2℃
  • 구름조금동두천28.2℃
  • 구름조금파주27.5℃
  • 구름많음대관령24.2℃
  • 구름조금춘천26.1℃
  • 맑음백령도25.9℃
  • 구름조금북강릉25.9℃
  • 구름많음강릉27.3℃
  • 구름많음동해28.1℃
  • 구름조금서울29.0℃
  • 구름많음인천26.4℃
  • 구름조금원주27.7℃
  • 구름조금울릉도26.2℃
  • 구름조금수원28.2℃
  • 구름조금영월27.5℃
  • 구름조금충주27.8℃
  • 구름조금서산27.9℃
  • 흐림울진25.3℃
  • 구름많음청주29.2℃
  • 구름조금대전29.7℃
  • 구름많음추풍령28.8℃
  • 구름많음안동28.7℃
  • 구름많음상주30.2℃
  • 흐림포항27.2℃
  • 맑음군산27.7℃
  • 구름조금대구29.4℃
  • 맑음전주29.8℃
  • 구름많음울산28.3℃
  • 구름조금창원32.1℃
  • 맑음광주28.5℃
  • 구름조금부산30.5℃
  • 구름조금통영30.9℃
  • 맑음목포28.2℃
  • 연무여수30.6℃
  • 맑음흑산도29.4℃
  • 맑음완도31.0℃
  • 맑음고창29.8℃
  • 구름많음순천28.2℃
  • 맑음홍성(예)28.3℃
  • 구름조금26.7℃
  • 구름조금제주29.7℃
  • 구름많음고산29.6℃
  • 구름많음성산30.3℃
  • 구름많음서귀포31.2℃
  • 구름조금진주29.9℃
  • 구름조금강화26.1℃
  • 구름조금양평27.1℃
  • 구름조금이천28.0℃
  • 구름조금인제27.2℃
  • 맑음홍천26.2℃
  • 구름많음태백27.5℃
  • 구름조금정선군29.6℃
  • 맑음제천26.9℃
  • 구름조금보은28.7℃
  • 구름조금천안27.3℃
  • 맑음보령29.3℃
  • 맑음부여26.3℃
  • 맑음금산29.7℃
  • 맑음28.5℃
  • 맑음부안28.6℃
  • 맑음임실28.3℃
  • 맑음정읍29.4℃
  • 구름조금남원29.2℃
  • 구름조금장수28.2℃
  • 맑음고창군29.7℃
  • 맑음영광군29.2℃
  • 구름많음김해시32.2℃
  • 맑음순창군29.1℃
  • 구름많음북창원30.9℃
  • 구름많음양산시33.1℃
  • 구름조금보성군31.1℃
  • 구름조금강진군31.1℃
  • 구름조금장흥30.3℃
  • 구름조금해남30.2℃
  • 구름조금고흥31.1℃
  • 구름조금의령군31.9℃
  • 구름조금함양군29.4℃
  • 구름조금광양시31.7℃
  • 맑음진도군30.0℃
  • 구름조금봉화28.2℃
  • 구름조금영주28.1℃
  • 구름조금문경27.6℃
  • 구름많음청송군28.9℃
  • 흐림영덕25.2℃
  • 구름많음의성29.1℃
  • 구름조금구미28.1℃
  • 구름많음영천27.5℃
  • 구름많음경주시28.7℃
  • 구름조금거창29.0℃
  • 구름조금합천29.8℃
  • 구름많음밀양30.4℃
  • 구름많음산청29.0℃
  • 구름많음거제30.2℃
  • 구름많음남해28.8℃
  • 구름많음32.1℃
기상청 제공
고부봉기를 어떻게 볼 것인가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재

고부봉기를 어떻게 볼 것인가


지난 5월 말일에는 국회에서 고부봉기와 관련된 학술대회가 동학학회의 주관으로 진행되었다. 정읍시를 비롯한 많은 관계자와 22대 국회를 처음 입성한 국회의원들도 다수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루었다. 발표를 맡아준 교수들은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진지하고 성의있게 준비해서 학술대회의 의의를 더욱 높여 주었고 토론자들 역시 깊이 있는 토론에 임해 주었다.

과연 고부봉기는 1894년 동학혁명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를 주제로 한 학술대회는 결론 지을 수는 없었지만 많은 문제 제기를 통해 풍성한 연구과제를 던져 주기에 충분했다. 동학혁명은 전북 고부군 말목장터 감나무 아래에서 130년 전 전봉준 장군의 사자후와 함께 조병갑의 학정에 시달리던 고부 일대 동학교도와 군민이 들고 일어남으로써 시작되었다. 누구나 다 아는 상식임에도 언제부터인가 고부봉기를 동학혁명과 결부시키면 마치 크나큰 실수를 한 것처럼 또는 고부봉기는 동학혁명의 금기어처럼 인식되어 버렸다. 실제로 올해 고부봉기 기념식에서 축사한 필자는 많은 곳에서 비난을 받았던 경험이 있다. 

분명히 동학농민혁명 특별법에는 1894년 3월부터 동학농민혁명이라고 명명했는데 왜 고부봉기를 기점으로 잡느냐는 것이 주였다. 특별히 무장기포설을 주장하는 학자들의 냉랭한 눈초리를 느낄 정도였다. 무엇보다도 필자를 실망하게 한 것은 열린 시각과 마음을 가져야 하는 학계의 연구자들이 이상할 정도로 자신들의 의견을 닫아버리고 들어갈 틈을 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만약에 그들의 행위가 곡학아세(曲學阿世)였다면 반드시 심판받게 될 것이다. 

과연 고부봉기 없이 동학혁명이 가능했을까 하는 의문에서 학술대회는 출발했다. 특별히 학술대회의 의도는 새로운 연구자들을 통한 연구로 설정했다. 어차피 새로운 자료의 발굴이 없는 상황에서 기존의 연구자들에게 일임하면 또 그 나물에 그 밥이 될 것을 우려해 가급적 고부봉기를 주요 연구과제로 삼지 않았던 신진 연구자들에게 발표 기회를 주고 토론은 대신 기존 고부봉기를 주제로 연구를 많이 한 분들에게 맡기기로 기획했었다. 

물론 처음의 의도대로 되지 않아서 곡절 끝에 기존 연구자와 적절히 안배되는 발표 토론자들로 구성되었지만, 학술대회의 성과는 나름 꽤 있었다고 자평한다. 기조 강연을 맡아주신 전 독립기념관 관장이신 김삼웅 선생님은 산모의 고통 없이 출생하는 아이가 없듯이 동학혁명은 고부봉기에서 시작되었다고 주장하셨고 이어진 주제 발표에서는 한결같이 고부봉기의 중요성이 거론되었다. 

특히 사발통문의 해석을 놓고 고부봉기의 도화선이 된 사발통문의 계획은 동학교단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한 거사였으므로 동학혁명은 고부봉기가 시작이었다. 전봉준 자신도 공초에서 고부봉기를 명백히 고부기포라고 주장함으로써 동학의 조직이 처음부터 참여했으므로 봉기가 아니라 고부기포라고 써야 맞는 것이다. 백산대회의 격문이 갑오정월일(甲午正月日)이라고 적혀 있는 것은 고부에서의 의거를 동학군의 첫 출발임을 밝히는 것이다. 심지어 학계 정설이 되고 있는 무장기포를 문건 해석을 통해서 그것은 하나의 선언에 불과한 것이었다는 주장과 무장기포설을 최초로 주장한 신용하 교수의 연구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우리 학계의 문제까지 학술대회에서 나온 내용들 모두 음미해 보아야 하고 또 앞으로의 과제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동안 무장기포설을 줄기차게 주장해 오던 학자 한 분은 대회 자료집을 본 뒤에 자신의 연구에서 부족했던 부분들을 발견할 수 있어서 매우 의미 있는 학술대회였다고 고백하기까지 했다. 

도대체 왜 우리들의 상식과 어긋나는 동학혁명사가 정설이 되고 있는가. 이것은 2004년 제정된 “동학농민혁명참여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적시된 시점 때문이다. 갑오년 3월부터 참여한 동학군들이 동학혁명에 참여자라고 하는 바람에 갑오년 1월에 있었던 고부에서의 의거에 참여한 분들은 소외되어 버렸다. 소외된 분들은 고부봉기 참여자들만이 아니다. 정작 동학혁명이 대신사님이 그린 사람이 하늘과 같이 대접받는 지상천국의 세상을 추구하며 오랜 질곡의 시간을 보낸 분들 모두가 혁명의 단초를 제공해 주신 분들이라는 점을 인식한다면 시점을 못 박을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경북 영덕·영해 지방에서 최초로 교조신원운동이 발생한 1871년의 영해의거에서부터 공주, 삼례, 서울 광화문, 보은 장내리 등의 역사가 소외되어서는 안 되는 사건들이다. 특히 특별법에 3월부터라고 명명해 놨음에도 갑오년 3월 10일 무렵에 기포한 금산지역의 동학혁명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이들 지역의 동학혁명을 기억하고 선양하고자 하는 분들 모두 어쩌면 동학혁명 기념식이 슬픈 기념일이 되고 있을 것이다. 

비록 학술대회에서는 고부지역의 의거만을 주제로 담았지만, 여력이 닿는다면 남은 소외된 지역도 모두 연구의 과제가 되었으면 한다.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동학의 도를 깨달은 그들은 비로소 세상의 주인이 ‘나’ 자신이라는 근대적 자각을 이룬 최초의 사건이 동학혁명이기에 그 자랑스러움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 교단이라고 본다. 천도교단이야 동학혁명에 관해서 특정한 일자를 주장하거나 특정 지역을 편들 필요는 없지만, 특별히 소외된 지역과 사건에 대해서는 따뜻한 애정의 시선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특별히 동학혁명 관련 행사나 기념식 등에 관심을 가져 주고 참석해 주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모두가 한울님이라면 그 모두를 아우르는 것은 우리 도뿐이기 때문이다.

 


20240301162245_64b6d5417782bff6ffe907bce34febc0_b1p3.jpg

 

년암 임형진(동서울 교구, 경희대)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