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 포덕166년 2026.04.02 (목)
손수건 -문덕수 누가 떨어뜨렸을까 구겨진 손수건 밤의 길바닥에 붙어 있다 지금은 지옥까지 잠든 시간 손수건이 눈을 뜬다 금시 한 마리 새로 날아갈 듯이 금시 한 마리 벌레로 날아갈 듯이 발딱 발딱 살아나는 슬픔 * 문덕수 - 청마 유치환 시인의 추천(1955)으로 문단에 등단 / 시집 : 『선 · 공간』(1966), 『본적지』(1968, 김종삼 · 김광림 3인 연대시집) / 『새벽바다』(1975), 『꽃잎세기』(2002)...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은 그의 두 번째 시집인 『접시꽃 당신』으로 문단에...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희랍어 시간』 『흰』등의 소설로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는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는 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하다. 그 시집 속에 한 편인 「심장이라는 사물」은 2013년에 ‘문학과 지성사’를 통해 발표된 것으로, 한강 시인은 이 작품을 통해 마음과 정서를 언어로 온전히 표현하기 어려움을 고도의 은유적 사유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시 전체는 언어의 한계와 그 너머를 향한 시인의 치열한 탐구를 보여줍니다. 심장이라는 사물 ...
검등골, 돌과 바람 사이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 골짜기를 휘몰아간 날 부드럽고 아름다웠던 계곡 돌 속에 묻히고 사람의 길 조그만 논밭 흔적 없이 사라졌다 그러나 돌과 풀 사이 시간 속 골짜기 너머 한 숨결이 남아 있다 해월 최시형 검등골에서 도를 받고 세상에 알린 자리 평등 존경 바람과 물 속에도 묵묵히 흐른다 돌 속에도 풀 속에도 평등과 존경의 숨결 여전히 살아 검등골을 지키며 시간 위를 흐른다 그리고 돌과 풀, 바람과 물 그 모든 것...
적조암에서 하늘을 훔치다 함백산 그늘 깊은 곳, 눈 쌓인 적조암의 토굴에 관솔불이 흔들렸다. 그곳에 해월이 오시니 하늘과 땅이 한 호흡으로 고요해지고, 도접주 유시헌은 그 뒤를 따랐다. 세상은 어지럽고, 사람의 길은 잿빛으로 흐르던 때, 그들은 오직 기도로 길을 찾으려 했다. “하늘은 사람 안에 계시니 스스로 한울을 모시라.” 해월의 음성이 바위 틈새로 스며들자 산조차 숨을 죽였다. 유시헌은 무릎을 꿇고 세상과의 인연을 내려놓았다. 그의 이마 위로 내리는 눈발이 참회의 눈물인 양...
검등골에 아직 남은 숨결 산줄기들이 겹겹이 어깨를 맞대고 안개는 골짜기 이마 위에 낮게 드리운다. 계류는 돌틈 사이로 속삭이며 시간의 기억을 살짝 씻어 흘린다. 바람은 잎맥 위를 스치며 숨겨진 말을 일깨운다. 검등골, 그 깊은 골짜기에 해월 최시형 선생께서 서셨다. 말씀은 울림이 아니라 물결처럼 돌과 흙 사이로 스며드는 조용한 숨결이었다. 경천(敬天) 하늘을 공경하라. 빛과 어둠, 별과 안개, 바람과 구름— 모두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다. 경인(敬人) 사람을 존중하라. 서로의 눈과 손길...
8월 한가위 추억 한가위 전 장날이면, 우리 엄니 아침 일찍부터 머리 감고 새 옷에 분단장이라 사과보다 붉디붉은 고추며, 부지깽이로 털던 깨, 일찍 벤 오리쌀을 머리에 이고 흰 이를 드러내며, 꽃처럼 피어나는 웃음, 30리 장길을 바람처럼 날아간다 엄니들이 집으로 돌아오실 즈음이면 오늘은 새 신발일까, 새 옷일까 아이들은 기린처럼 목을 길게 빼고 오후가 되면 뒷동산에 올라 노란 실잠자리를 미끼 삼아 장구 잠자리 잡고 덩실 더덩실 집에 돌아오면 서울서 온 형과 누나, 온 가족이 모여 ...
푸른 물결 솟는 포항 땅, 두백 년 전 심겨진 한 알의 씨앗. 그 이름 해월 최시형. 눈빛은 바다처럼 깊었고 걸음은 들판처럼 넓었다. 억압이 누르고 차별이 막아도 그는 외쳤다. “사람을 하늘처럼 섬기라.” 그 울림은 천둥 되어 산을 흔들고 강물 되어 온 땅을 적시며, 어둠 속 등불이 되었다. 오늘 우리는 그 고향에 서서 그 뜻을 기린다. 하늘과 땅, 사람과 만물을 공경하라 한 길. 고요했으나 흔들림 없고, 잔잔했으나 깊고 굳세었다. 푸른 바다 위에 그의 목소리 다시 겹친다....
감정의 찌꺼기 가볍게 보지 마라 살아온 세월만큼 얼굴에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이 온 삶을 흔들고 왔다 우리는 매일 몸으로, 눈과 귀, 코와 혀로 감정을 먹고 또 먹는다 희노애락 애오욕의 감정들이 붓을 들어 붉은 분노, 푸른 슬픔, 노란 기쁨을 색칠한 뒤 흔적만 남기고 사라진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마라 두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살아 간다 찌꺼기 없는 사람 누가 있겠는가 한평생 가슴 깊이 쌓이고 쌓인 흔적의 덩어리, 무거운 마음, 강렬한 햇볕에도 사라지지 않는다 오늘 먹은 감정만 ...
하늘과 하나되기 위해 거울 앞에서 일 자 걸음을 연습했다. 그런 뒤, 도로 위에서 허리를 펴고 앞을 똑바로 바라보고 좀더 폭을 넓혀 걷기 시작했다. 걷기가 어느 정도 무르 익었다고 생각되자, 거울앞에서 걷기를 해 보았다. 앞으로 걸어도 팔자 걸음, 뒤로 걸어도 팔자 걸음. 아 ! 거울 속에서 본 내 걸음은 굽어진 팔자 걸음. 순간, 심한 충격에 멈춘다, 심장이 흔들린다, 발끝이 다시금 거울을 향해 일 자 걸음을 디디며 하늘과 하나 되기를. 作 운암 오제...
『홀로 피어 꽃이 되는 사람』 천도교신문에서는 시인이자 숲 해설가인 이시백 동덕의 생활 명상 글과 라명재 송탄교구장이 엄선한 동학 경전 구절을 함께 엮어, 자연...
『홀로 피어 꽃이 되는 사람』 천도교신문에서는 시인이자 숲 해설가인 이시백 동덕의 생활 명상 글과 라명재 송탄교구장이 엄선한 동학 경전 구절을 함께 엮어, ...
한 청년이 찾아왔다.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하루 24시간을 온갖 망상에 시달린다고 했다. 옆집 누나를 강간해서 그녀의 남편으로부터 고소당했다고 한다.(어이구야 갈수...
『홀로 피어 꽃이 되는 사람』 천도교신문에서는 시인이자 숲 해설가인 이시백 동덕의 생활 명상 글과 라명재 송탄교구장이 엄선한 동학 경전 구절을 함께 엮어, 자연...